정부가 28일 공개한 ''중.장기 세제 개편 방향''은 ''넓은 세원, 낮은 세율''을 모토로 하고 있다.

재정 수입(국민의 조세부담)을 늘리면서도 납세자의 체감 조세부담률, 즉 ''조세 저항''은 낮추겠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실제 세부담이 낮아질지는 의문이다.

모든 소득을 과세 소득으로 보는 포괄주의가 도입되면 이래저래 세부담이 늘어날 것이 분명하다.

포괄주의 도입에 대해서는 징세편의주의라는 지적이 있다.

조세법률주의 위반에 대한 시비도 제기될 것이 확실하다.

그렇지 않아도 유리알 지갑이라는 근로자와 중산층의 세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자본 소득에 대한 과세를 강화하고 기업에 대한 세부담을 줄인다는 것도 중·장기 세제운용 기본 방향이다.

이같은 세제개편 방안은 앞으로 세제발전심의위원회 분과별 심의를 거쳐 8월중에 최종 확정된다.

연내 도입 가능한 부분은 9월 정기국회에 제출된다.

◇ 조세부담률 높아진다 =지난해말 우리나라 조세부담률은 22.0%였다.

정부 계획대로 세제개편 방안이 추진되면 조세 부담이 상당폭 높아진다.

우리나라 조세부담률은 멕시코(13.5%) 일본(17.5%)보다는 높지만 미국(22.1%)이나 여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국보다는 낮다.

OECD 조세부담률은 1998년 현재 27.6%.

중기 세제개편 방안이 확정 시행될 경우 조세부담률은 적어도 2∼3%포인트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조세부담률은 1970년대 15%에서 80년대 18%로, 90년대엔 19%로 계속 높아져 왔다.

◇ 법인세율은 내린다 =국제 조세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차원에서 현행 소득금액 1억원 이상인 법인은 28%, 미만은 16%인 법인세율을 낮춰갈 계획이다.

국가간 세율인하 경쟁이 빚어지면 그냥 두기 어렵다는게 정부측 설명이다.

연구개발(R&D)에 대한 세제지원 제도를 정비해 실질적인 지원이 이뤄지도록 할 계획이다.

신회사(파트너십.partnership) 개념이 도입되고 기업집단을 하나의 기업으로 간주해 과세하는 연결납세제도 역시 검토 과제에 포함됐다.

그리 되면 그룹 계열사들은 세금 부담이 줄어든다.

◇ 근로자.중산층 유리알 지갑 된다 =원칙적으로 모든 소득에 과세한다.

납세자 입장에선 불리하다.

정부는 1단계에서는 유형별 포괄주의를 채택한 다음 2단계에서 완전한 포괄주의로 넘어간다는 계획이다.

회사에서 제공하는 식사 차량 사택 등 이른바 부가급여(fringe benefit)도 과세 대상으로 전환된다.

근로소득자들의 소득이 유리 지갑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그래서 나온다.

◇ 부동산.상속.증여세 =양도세 취득세 등 거래단계 세금을 줄이고 보유단계 세금인 재산세와 종합토지세 부담은 늘릴 방침이다.

지방토지세제 도입 등 종합토지세의 근본적 개편 방안도 검토키로 했다.

양도세 과세기준은 기준 시가가 아니라 실거래가액으로 바꾼다.

전면 포괄주의를 도입, 변칙적인 상속.증여를 절대 허용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 문제는 위헌 시비가 있을 수 있고 조세 저항도 예상되므로 도입 여부와 시기를 조심스럽게 결정할 계획이다.

상속세 과세는 지금의 유산과세형에서 유산취득과세형으로 전환한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