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3일 확정 발표한 주택경기 부양책이 침체된 주택시장을 살리는 "가뭄의 단비"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신축주택에 대한 양도소득세의 한시적 면제와 취득.등록세 감면이 골자인 이번 주택시장 부양책은 소형평형 신규아파트의 거래 활성화는 물론 미분양 아파트 해소에도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건설경기 부양책이 대부분 신축 주택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기존 주택시장을 단기간내 활성화시키는 데는 역부족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 신규 분양아파트 소형평형을 노려라 =양도세 및 취득.등록세 감면 혜택이 전용면적 25.7평이하에 집중돼 있기 때문에 신규분양시장에선 대형평형보다 소형의 수요 유발효과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소형의 경우 지금까지는 매입보다는 전세를 선호하는 경향이 많았으나 앞으로는 내집마련 실수요자가 늘어나 주택건설업체의 소형아파트 공급을 촉진시킬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이 때문에 현재 20∼30%대에 머물고 있는 민간주택업계의 소형 공급물량이 앞으로는 50% 이상으로 상승할 가능성을 점치는 견해도 있다.

공급물량 증가와 함께 평당 3만∼4만원 정도의 분양가 인하효과가 생길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반면 소형의 수익성은 대형에 비해 떨어지기 때문에 업체들은 결국 분양가를 낮추기보다는 공급물량을 늘려 수익성을 보전할 것이란 시각도 있다.

또 전용면적 18평이하의 주택을 구입할 때 집값의 70%까지를 연리 6%로 지원해줌에 따라 서민층이나 신혼부부 등 실수요자들의 잠재수요를 현실화시키는 촉매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 미분양 아파트 물량해소에 도움 =건설업체는 전용면적 18∼25.7평 아파트를 지을 때 내는 취득.등록세(5.6%)를 50% 감면받기 때문에 그만큼 분양가를 낮출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

이에 따라 건설업체는 세제 감면으로 생긴 금액을 입주자에게 돌려줘 미계약 물량을 해소할 방법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잔여가구를 계약하는 수요자에게도 이득이 돌아가기는 마찬가지.전용면적 18∼25.7평형 신축 아파트의 이전등기를 낼 때 취득.등록세의 25%를 깎아주기 때문에 그만큼의 금융이익이 발생한다.

계약금인하 중도금무이자대출 등 각종 할인 혜택이 주어지는 데다 취득.등록세 감면이란 호재까지 작용하기 때문에 미계약분에 대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닥터아파트 곽창석 이사는 "실질적인 분양가 인하의 효과가 있는 취득·등록세 감면은 미분양 아파트에 대한 수요를 확산시키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수요자들은 중소형 미분양물량이 많은 관악구 동대문구 노원구 등 서울외곽지역과 고양 김포 광주 용인 수원 등 수도권 미분양 적체지역을 노려볼 만하다고 조언한다.

그러나 양도차익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주는 양도소득세 면제는 미분양해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수도권 미분양 물량은 대부분 대형평형인 데다 분양가 안팎에서 거래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 기존 아파트 재테크 전략 =건설경기 부양책이 대부분 신축 주택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만큼 기존 주택시장에 단기적으로 미칠 영향은 적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중소형 신규 아파트를 중심으로 수요가 몰리고 분양시장이 활성화될 경우 장기적으론 기존 아파트 가격도 탄력을 받을 수 것이란 의견이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공급물량이 제한된 상황에서 수요가 크게 늘게 되면 기존 아파트 시장의 가격도 꿈틀거리게 될 것이란 얘기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사장은 "취득·등록세 감면으로 분양가 인하 효과를 거둘 수 있지만 건설사들이 분양가를 조정할지는 미지수"라며 "경기가 다소 호전되고 신규분양 시장이 중소형을 중심으로 과열되면 내년초엔 상대적으로 값이 싼 기존 아파트로 수요가 옮겨오면서 시세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향후 2∼3년간 시세가 강세를 보일 중소형 아파트를 소유한 사람들은 집을 보유하는 게 유리한 반면 40평형대 이상 대형평형 소유자들은 집을 팔아 각종 세제지원을 받을 수 있는 신규 및 미분양 중소형 아파트를 매입하는게 낫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부동산114 김희선 이사는 "물량이 남아돌고 가격 상승률도 낮은 대형 아파트는 실수요 차원이 아니라면 빨리 처분해야 한다"며 "이번 조치로 중소형의 인기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어서 전월세 수요가 많은 지역을 골라 집을 매입하는 것도 중요한 재테크 전략"이라고 말했다.

연립이나 다가구주택 등은 아파트 소형물량이 증가할 경우 집값이 내려갈 가능성도 있다.

건설부동산부 soosu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