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아파트 재개발사업에 뛰어들어 민간 건설회사와 선의의 경쟁을 벌이겠습니다"

도명정(60) 서울도시개발공사 신임 사장은 "건설경기 위축으로 재개발사업이 제대로 추진되지 않고 있는 데다 서울시내 가용 택지도 한계에 도달한 상황에서 서민주거 안정을 위해 매년 최소한 3천가구 이상의 아파트를 공급하기 위해 내린 결정"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공사기간중 조합원을 공사가 보유중인 아파트에 입주시킬 수 있어 이주비 부담이 없으며 민간 건설업체보다 싼 가격에 지을 수 있다는 장점을 최대한 살려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서울시 투자기관인 서울도시개발공사가 사업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그 주역은 서울시 기획관리실장과 환경관리실장을 지낸 뒤 지난 99년 8월 취임한 도 사장.도 사장은 "고품질의 아파트를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고 있다고 자부한다"고 강조했다.

현상공모에서 최우수작품으로 선정된 설계자가 아파트 실시설계를 맡는다.

주요 건축공정마다 중간검사제를 실시하며 자재도 현장시험실 검사를 통과해야만 현장에 반입된다.

준공 2개월 전부터 시공사와 공사 직원,입주 예정자가 4단계에 걸쳐 완벽한 시공이 이뤄졌는지를 점검한다.

"설계 시공에서부터 준공검사,품질시험과 입주후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국제규격에 의한 품질관리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는 게 도 사장의 설명이다.

도개공은 대단위 택지개발시대가 끝나고 있는 것을 감안해 도심지재개발·재건축·리모델링·도시정비사업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올 하반기중 서울 구로구 궁동 교통공단 자리에 노인병원과 노인용아파트(3백여가구)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최승욱 기자 swchoi@hankyung.com

걸작의 빛은 22년 세월에도 바래지 않았다.

지난 12일(한국시간) 칸 시내 뤼미에르대극장에서 올 칸영화제의 최대 화제작 가운데 하나인 프란시스 코폴라(61) 감독의 ''지옥의 묵시록 디렉터스 컷''상영이 끝나자 객석에서는 뜨거운 박수가 터져나왔다.

이탈리아 출신의 거장 코폴라 감독은 이날 영화 상영이 끝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지옥의 묵시록은 그저 영화가 아니라 스태프 한 사람 한 사람 삶의 일부분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우리 모두는 영화와 함께 성장해 왔다.

이제서야 보여주고 싶은 것을 모두 보여줄 수 있게 돼 기쁘다"며 감회어린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코폴라 감독에게 1979년 칸영화제 대상을 안겼던 ''지옥의 묵시록''은 전쟁영화의 걸작중 걸작으로 꼽히는 작품.조셉 콘라드의 원작소설 ''지옥의 심장''을 텍스트로 전쟁의 허구성을 극명하게 드러내 극찬받았다.

이번 영화는 2시간10분으로 편집됐던 오리지널 버전에 들어가지 못했던 촬영분중 53분 가량을 추가하고 디지털작업을 통해 거칠었던 화면과 사운드를 선명하게 다듬어 3시간30분짜리로 새로 편집한 작품이다.

시간제약으로 담지 못했던 감독의 의미가 훨씬 분명하고 정교하게 형상화됐다는 평가다.

그는 재편집 장면중 어떤 장면이 가장 마음에 드느냐는 질문에 "그 영화는 내 삶의 일부분이어서 장면 장면이 정말 모두 소중하다"고 말해 좌중의 갈채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기술이 어지러울 만큼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영화계에 자본이 넘쳐나면서 감독의 재능이 뒷전으로 밀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는 "기술과 돈이 많은 것을 커버해 줄 수는 있겠지만 감독의 관점은 시대가 아무리 바뀌어도 중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현대 영화계의 풍토에 대해 따끔한 충고를 아끼지 않은 것이다.

프랑스 칸=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