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텔 시장이 부활한다"

주택건설업계에 지난달 이변이 있었다.

그동안 대형업체들이 공급을 기피한 오피스텔 시장에서 대박이 연달아 터졌기 때문이다.

쌍용건설이 지난 3월말께 외국인 전용 임대사업용으로 분양한 "광화문쌍용플래티넘"의 경우 열흘 동안 2백29실 모두 계약 완료됐다.

계약을 하지 못한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대기수요까지 형성됐다는 게 쌍용측 설명이다.

4월초 분양한 인천공항 "월드게이트오피스텔"은 이틀만에 98%가 팔려 나갔다.

비슷한 시기에 공개한 "SK바비엥서울"도 일부 대형 평형만 제외하고 모두 팔리는 호조를 보였다.

이렇듯 최근 분양한 오피스텔의 계약률이 거의 90%를 훌쩍 넘어버리자 분양에 나선 업체마저 놀랍다는 반응이다.

저금리 시대에 부동산 임대사업쪽으로 돈이 쏠리자 오피스텔 임대사업이 되살아나고 있다는게 업체들의 해석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메이저업체들의 오피스텔 시장에 대한 구애가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오피스텔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많다.

오피스텔은 주거와 업무를 함께 할 수 있는 실용적인 시설인 데다 대부분 10~20평형대 중소형이어서 임대수요를 겨냥한 투자자들의 발길이 몰리고 있다.

분양대행사 신영의 최상규 부장은 "은행과 주식에서 방향을 선회한 1억원 이상의 여윳돈 보유자들이 새로운 투자처로 임대사업에 적격인 오피스텔에 안착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역세권 중소형아파트의 전세 품귀현상으로 인해 대체재 성격이 짙은 오피스텔쪽으로 수요자가 모여든 것도 오피스텔 분양 열기를 돋우는데 한몫했다.

수익성이 높다는 것도 오피스텔 분양이 상종가를 치게 한 요인이다.

높은 수익성으로 인해 올들어 오피스텔의 매매가와 임대가는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오피스텔 전문 컨설팅업체인 리얼리치의 한정희 실장은 "오피스텔의 수익성은 보통 12~18% 정도로 은행 예금금리가 5~6%인 점을 감안하면 최대 3배까지 더 벌 수 있다"며 "이같은 인기를 반영하듯 오피스텔의 매매가는 올초보다 약 18% 올랐다"고 말했다.

일부 시행사들은 분양을 받을 경우 임대를 책임져 주는 "보험"까지도 들어준다.

여기에다 월세 형태의 임대방식이라 투자자들에겐 매달 현금이 꼬박꼬박 들어오는 이점도 있다.

게다가 두터운 수요층과 오피스텔이 갖춘 편리성도 오피스텔의 인기몰이에 한몫하고 있다.

신혼부부나 일부 전문직 종사자들은 실거주 목적으로, 학생과 미혼의 직장인 등 젊은층의 수요자들은 대부분 월세로 임대해 산다.

주거용에 역점을 둔 일산 신도시에서 분양중인 오피스텔은 전용률을 80%까지 높여 아파트 못지 않은 전용면적을 제공하기도 한다.

주차공간의 확보, 사생활의 보호, 근린생활시설의 내재, 인터넷 등 통신시설 구비 등의 장점은 빼놓을 수 없는 장점들이다.

또 서울 지역에선 더이상 오피스텔을 공급할 부지가 없다는 점도 오피스텔의 가치가 높아지는 요인이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저금리와 임대사업의 열기로 인해 식을 줄 모르는 오피스텔의 인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