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시중 자금이 안정적인 임대수익이 나오는 부동산 상품으로 유입되면서 부동산 투자 패턴이 급속히 변하고 있다.

부동산에 돈을 묻어두고 값이 오르면 되팔아 시세차익을 얻는 투자시대는 이젠 옛말이 됐다.

"시세차익형 투자시대"가 저물고 "현금회수형 투자시대"가 본격 도래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변화는 아파트 매매가, 지가 등 부동산 가격이 장기적인 안정국면에 접어들어 단기간에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상품이 거의 사라지고 있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기 때문이다.

저금리 기조에 따라 은행이자율보다 단 1%라도 수익률이 높은 상품에 입질이 잦아진 것도 수익용 부동산에 돈이 몰리게 만드는데 한 몫하고 있다.

부동산114 이상영 대표는 "은행예금이나 주식 투자 등에서 장기적인 비전을 찾지 못하고 있는 환경이어서 시중 여유자금이 자연스럽게 수익성 부동산으로 흘러들고 있다"고 말했다.

<> 소형 다세대 경매 경쟁률 10대 1 넘어 =물건을 낙찰받으면 바로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는 경매시장에서는 월세 및 전세수요가 풍부한 물건에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

이로인해 낙찰가가 감정가를 웃도는 과열 양상까지 빚어지고 있다.

인기 투자대상은 역시 대학가 역세권 중소형 아파트와 다가구 다세대주택, 근린상가 등 수익성 부동산이다.

지난 3일 서울지법 본원 경매 10계에서 낙찰된 서울 강남구 논현동 12.5평형 빌라는 12명이 입찰에 참여해 감정가(5천5백만원)의 84%인 4천6백30만원에 낙찰됐다.

또 4일 7천71만원에 낙찰된 구로구 고척동 21평 빌라는 1회 유찰된 후 15명이 몰려 최초 감정가(7천만원)보다 높은 가격에 주인을 찾았다.

주변이 공단인데다 전세가 비율이 높은 소형주택 밀집지역이라는 점이 높게 평가받아 이같은 결과를 불러 왔다.

메트로컨설팅 윤재호 대표는 "경매시장의 과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도 열기가 식지 않는 것은 임대목적으로 물건을 확보하려는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 택지지구 단독.상업용지 일시불 계약 급증 =토지시장에도 투자 유형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택지개발지구내 단독택지와 상업용지의 일시불 계약률은 올들어 70%까지 치솟았다.

이는 지난 99년 일시불 계약률(18%)에 비해 크게 높아진 수치다.

일시불 계약의 증가는 지가 상승보다는 수익성을 우선 고려하고 있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는 의미다.

이같은 투자패턴 변화에 따라 대규모 택지개발지구내 단독택지 상업용지의 경쟁률은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다.

실제로 지난 3,4월 실시된 수원영통 기흥구갈 구리토평지구내 단독택지 및 상업용지 분양에서는 각각 수백대 1을 넘는 경쟁률을 보였다.

한국토지공사 고객지원센터 원성오 실장은 "투기적 수요보다는 토지구입후 즉시 건축에 나서 임대수익를 얻고자 하는 문의가 하루 50여건에 달한다"며 "토지대금 분할 납부보다 일시불 계약이 증가한 것도 수익성 부동산에 대한 인기가 반영된 결과"라고 말했다.

<> 도심 오피스텔 활황 =최고 10%선의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는 도심 오피스텔이 활황을 누리고 있다.

저금리 시대를 맞아 공급물량이 봇물을 이루고 있고 초기 계약률도 70~80%에 달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선시공 후분양되는 오피스텔은 급속히 물량이 소진되는 추세다.

서광건설산업이 여의도에 지난해말 완공한 오피스텔 "아크로폴리스"는 최근 한달간 투자수요가 몰리면서 계약률이 85%까지 급등했다.

올해초 분양 당시 계약률이 한자릿수에 머물렀던 것과는 1백80도 다른 양상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임대사업자와 실수요자의 비율이 7대 3에 달한다"며"매입후 바로 월세를 놓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강남권 투자자들이 많이 계약했다"고 말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