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한동안 줄어들던 법원 경매물건이 다시 늘어나기 시작했다.

금융회사로부터 빌린 돈을 갚지 못해 담보로 잡힌 부동산을 경매처분당하는 사례가 늘어 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파트 연립주택 등 실수요자와 임대수요자가 몰리는 물건의 낙찰가율(감정가대비 낙찰가비율)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9일 경매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을 정점으로 줄어들던 서울및 수도권지역 경매물건수가 지난달 증가세로 반전됐다.

지난 3월 한달동안 서울지역 법원에서 경매에 부쳐진 물건수는 4천9백11건으로 전달(4천30건)보다 8백81건(21%) 늘어났다.

이는 올들어 월간기준으로 가장 많은 규모다.

지난해 11월 6천1백6건까지 치솟았던 서울지역 경매물건수는 이후 △12월 6천1백5건 △1월 4천4백75건 △2월 4천30건 등으로 가파른 하향곡선을 그려왔었다.

지난 3월 한달동안 수도권지역 경매물건수도 1만3천9백67건으로 전달(1만3천2백2건)에 견주어 7백65건(5%) 늘었다.

이 역시 월간기준으로 올들어 가장 많은 규모다.

경매정보제공업체인 디지털태인의 이용우 소장은 "경매시장은 통상 시중경기보다 3개월정도 후행하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며 "지난해 4·4분기 이후 더욱 악화된 경기가 경매물건수에 반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낙찰가율의 경우 아파트 연립주택 단독주택 등은 실수요자와 임대수요자들이 몰리면서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서울지역 전체경매 물건의 평균 낙찰가율은 지난달과 마찬가지로 68%대를 유지했지만 연립주택 단독주택 등의 낙찰가율은 상승했다.

연립주택은 지난달 70.37%에서 이달 74.87%로 뛰었다.

단독주택(다가구주택 포함) 낙찰가율은 66.62%에서 67.23%로 높아졌다.

수도권지역에서도 낙찰가율 강세가 계속돼 아파트의 경우 지난달 80.43%에서 이달 82.17%로 뛰었다.

메트로컨설팅의 윤재호 대표는 "낙찰가율이 80%대에 육박한 인기물건들의 경우 세금 명도비 등을 제하고 나면 투자수익이 별로 없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