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구 청담동 삼익아파트 재건축 시공권을 놓고 롯데건설과 경쟁을 벌여온 삼성물산 주택부문이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재건축조합원총회를 하루 앞둔 6일 수주를 사실상 포기한 듯한 행보를 보이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청담삼익 재건축추진위원회에 따르면 공식 홍보기간이 시작된 이번주 들어 삼성물산은 수주를 위한 어떠한 활동도 하지 않고 있다.

지난 1월초 서초삼익아파트 재건축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두 회사가 대통령선거전을 방불케 하는 열띤 홍보전을 벌였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35∼54평형 8백88가구 규모의 한강변 대단지인 청담삼익 수주전이 예상과 달리 차분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은 롯데건설측이 ''확정보증지분제''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주민들에게 제시했기 때문이다.

롯데는 용적률 2백80%를 적용해 43∼85평형 9백9가구를 짓지 못할 경우 조합원이 입게 되는 모든 재산상의 손실을 금전적으로 보상하겠다고 문서상으로 약속했다.

반면 재개발·재건축 시장에서 충분한 공사 물량을 확보해 둔 삼성물산은 "롯데와 같은 조건으론 수익성을 맞추기 어렵다"며 수익관리에 나서며 발을 빼는 눈치다.

업계 관계자들은 "2∼3년전 무서운 기세로 재건축·재개발 시장에 뛰어들던 삼성물산이 탄탄한 자금력을 갖춘 닮은 꼴의 롯데건설을 만났다"고 말한다.

7일 경기고 강당에서 열리는 시공사 선정 총회의 결과가 주목된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