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부동산신탁(한부신)의 부도로 약 2천명의 상가 계약자들이 정부의 대책마련을 호소하고 있는 분당 테마폴리스 처리문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

테마폴리스 상가계약자들은 최근 대책협의회를 구성,관계기관에 대책마련을 호소하고 결과에 따라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건물이 법원 경매에 넘겨지게 되면 임차인들은 1천억원이 넘는 임대금을 날릴 위기에 처해 있는데다 임차인 처리문제로 낙찰도 수월하지 않을 전망이다.

또 현재 분양률이 70% 정도인 상가를 추가분양해 정상영업에 나선다면 임대계약자들의 피해를 줄일 수 있지만 이의 실현가능성도 불투명한 상태다.

추가분양을 위해선 유동인구를 늘릴 수 있는 버스터미널을 유치해야 하지만 매연감소를 위해 공기정화기 등을 설치하는데 2백억원 가량의 자금을 투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황=분당선 야탑역 인근의 야탑동 341에 지하 4층,지상 7층 규모로 지어졌다.

8천3백평의 대지에 연면적 6만2천4백여평에 달하는 수도권 남부지역 최대규모의 건물이다.

지난해 3월 가사용 승인을 받아 지상 3층엔 할인점 까르푸 야탑점이 들어서 같은해 4월부터 영업중이다.

같은 시기에 호주의 영상업체인 CJ골든빌리지와 제일제당이 합작한 CGV가 지하 2층에 복합영상관을 열었다.

CGV는 20년 임대보증금으로 61억원을 냈다.

지하 2층∼지상 2층에 걸쳐 일반 상가가 들어선다.

현재 분양회원 2백77명의 분양대금 1백60억원과 약 1천7백명의 임차인들이 낸 계약금 및 중도금 등 1천억원이 물려 있는 상태다.

◆권리관계=우선 최초 근저당권자는 기술신용보증기금이다.

기술신보는 차입에 필요한 신용보증서를 발급해주면서 지난 98년5월 테마폴리스 토지에 대해 9백60억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했다.

이어 까르푸가 영업에 나서면서 지난해 4월 토지에 대해 1백50억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했다.

이밖에 상가 임차인들이 토지에 대해 1억원 안팎의 가등기를 설정해둔 것이 3건 정도에 이른다.

또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11월29일 소유권보존등기를 내면서 건물에 대해 작년말까지 3회에 걸쳐 1천3백23억원 규모의 근저당설정 청구권 가등기를 해놓았다.

최근엔 본등기를 위한 소송이 진행중이다.

만일 채권자가 경매에 넘기게 되면 법적인 권리가 없는 CGV를 포함한 분양계약자와 상가임차인들은 임대보증금 등을 한푼도 건질 수 없게 된다.

손희식 기자 hssoh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