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수도권 경매시장에서 2∼5층 규모의 상가를 찾는 수요자들이 부쩍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서울의 경우 지난해까지만 해도 40%대에 머무르던 낙찰가율(감정가에 대한 낙찰가의 비율)이 올들어 50%대로 높아졌다.

이는 예금부분보장제와 금융소득종합과세가 실시되면서 금융권에 묻혀 있던 자금이 일부 빠져나와 안정적인 수입을 얻을 수 있는 경매상가 쪽으로 흘러들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건국컨설팅 유종률 사장은 "상가는 경매시장에서도 가장 저평가된 종목"이라며 "잘만 고르면 적지않은 투자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상가시장 동향=경매시장은 지난해 12월부터 비수기로 접어들었지만 경매상가를 찾는 수요자는 늘었다.

서울 경매시장에서 지난해 12월 감정가의 43%선이던 상가의 낙찰가율이 이달들어 58% 수준으로 뛰었다.

이같은 낙찰가율은 아파트 81%,연립주택 76%,단독주택 70%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다.

아직 싼 값에 상가를 낙찰받을 수 있는 기회가 많다는 뜻이다.

상가를 찾는 사람이 많아지자 낙찰되는 건수도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10월 15%에 머무르던 상가의 낙찰률은 최근 20%로 상승했다.

◆바뀐 투자환경=올해부터 예금부분보장제가 실시되고 있다.

지난해까지는 정부가 예금원금을 전액 보호해 줬지만 올해부터는 예금보호한도가 5천만원으로 한정되고 보호대상 예금의 종류도 줄어든다.

또 금융소득이 4천만원 이상이면 최고 44%의 높은 세금을 내야 하는 금융소득종합과세도 실시돼 투자대상을 다양화할 필요가 생겼다.

이같은 상황변화로 고액의 여윳돈을 가진 투자자들이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상가를 찾아 경매시장에 몰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말 현재 5억원 이상의 금융자산을 가진 사람은 10만명을 넘어서는 것으로 추산된다.

◆주의사항=대부분의 부동산전문가들은 당분간 부동산경기가 살아나기 어렵다고 전망하는 만큼 감정가가 시세보다 낮고 위치가 좋은 우량물건에 선별응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입찰자가 많이 몰릴수록 적정 입찰가를 미리 산정해둬야 후회하지 않는다.

입찰 전에 반드시 현장을 방문해 시세를 알아보고 리모델링(개보수) 비용까지 감안해 응찰해야 한다.

권리관계를 철저히 따져보는 일도 필수적이다.

상가는 다른 물건에 비해 권리관계가 복잡한 경우가 많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해당물건 부근의 유동인구가 얼마인지도 직접 확인해봐야 한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