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인터넷 선진국으로 부상한 요인으로 주거환경을 꼽는 이들이 많다.

아파트 거주비율이 높아 인프라를 구축하기가 쉽기 때문이라는 얘기다.

바로 이 점을 이용해 아예 아파트단지에 LAN(구내통신망)을 구축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상당수 건설업체가 "사이버빌리지"니 "드림타운"이니 하면서 신축 아파트단지에 LAN을 깔고 있다.

최근에는 정보통신부가 기존 아파트를 사이버아파트로 리모델링하는 사업을 검토중이라고 밝혀 관심을 끌고 있다.

<>아파트LAN의 특징=무엇보다 호환성이 좋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APT단지에 LAN이 구축되어 있으면 가구별로 초고속망에 연결하는 경우에 비해 기능을 추가하거나 홈네트워크를 깔기가 쉬워진다.

가정에서 인터넷으로 동영상을 주문하고 외부에서 정보가전기기를 조작하는 사이버아파트시대에 적합하다.

집단으로 통신망을 구축하기 때문에 원가도 적게 든다.

업그레이드가 편하다는 점도 LAN 방식의 장점이다.

속도에서는 ADSL(비대칭 디지털 가입자망)과 차이가 나지 않는다.

접속자가 적을 때는 빠르고 접속자가 늘면 그만큼 느려진다.

그러나 장비를 추가하기만 하면 속도를 높일 수 있어 편리하다.

단지 주변의 유치원 학교 은행 상가 등을 한데 묶어 사이버 커뮤니티를 구축,활용할 수 있는 이점도 있다.

<>아파트LAN 구축현황=2년여전부터 건축업체와 통신업체가 손잡고 신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LAN을 깔고 있다.

대한주택공사에 사이버아파트 제안서를 낸 업체는 한국통신 하나로통신 포스데이타 쌍용정보통신 아이시티로 등 16개나 된다.

하나로통신의 경우 98년말 삼성물산과 손잡고 "사이버빌리지"란 이름의 초고속 인프라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서울 신당동 산천동 남가좌동 등지에 각각 1천세대 안팎의 초고속 인프라를 공급하기도 했다.

한국통신은 지난해 가을 "사이버드림타운"이란 브랜드를 내놓고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아파트LAN사업을 벌이고 있다.

작년 10월 용인 삼성쉐르빌 2백20여 세대에 LAN을 공급한데 이어 남양주 부영아파트 5천7백세대중 1차로 2천세대에 LAN을 깔아 개통했다.

고양 팜스프링아파트 3천세대에도 LAN을 구축,다음달 개통할 예정이다.

<>기존 아파트 리모델링=정보통신부는 정보화 격차(디지털 디바이드)를 줄이고 건축경기 활성화에 도움을 주기 위해 금년중 기존 아파트를 사이버아파트로 리모델링하는 사업을 벌이기로 하고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가 아파트 주민의 동의를 받아 신청하면 전송속도가 기가비트(GB)급에 달하는 LAN을 깔아주겠다는 것이다.

리모델링 대상은 95년이후 건설된 아파트이고 올해 목표는 1백만 가구이다.

정통부는 리모델링에 드는 비용(가구당 30만원 안팎)의 절반은 주민 내게 하고 나머지 절반은 정부가 부담해주는 방식으로 사업을 벌일 예정이다.

이를 위해 재원 확보 방안을 검토중이다.

기존 아파트단지의 리모델링은 주민 동의를 받기가 어렵다는 점이 문제로 꼽힌다.

일부 세대가 리모델링을 거부하면 공사가 어려워지고 단가도 비싸질 수 있다.

이런 까닭에 초고속인터넷에 접속되지 않은 소규모 아파트단지가 리모델링 대상으로 꼽힐 가능성이 크다.

일부 세대가 이미 ADSL이나 케이블TV 방식의 초고속인터넷에 가입해 있을 경우에는 기존 동선을 활용해서 T-LAN을 구축하는 방안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광현 기자 kh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