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되자 각 건설업체들이 내년 아파트 공급계획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30대 건설업체가 내놓은 내년 공급물량은 대략 26만 가구 정도.올해보다 30% 가량 늘어난 물량이다.

건설업체들이 이처럼 공급량을 늘리겠다고 발표하고 있지만 아파트 공급이 발표한 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내년 건설경기가 올해 못지않게 침체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공급계획의 상당부분이 충분한 사업성 검토나 부지확보 없이 세워진 탓이다.

올해 건설업체의 공급물량이 대부분 연초계획의 50%를 밑돌았던 점을 상기해보면 내년 공급계획도 어떤면에선 ''숫자놀음''에 불과하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실제로 업체들이 발표한 내년 공급물량중에 사업시행여부가 불확실한 곳이 부지기수다.

''부지확보를 검토중인 지역''이거나 ''시공사 선정만 됐을 뿐 안전진단을 받지 않은 재건축단지''도 많다.

수주사업의 경우도 사업타당성을 검토하기도 전에 일단 공급계획에 포함시킨 경우도 상당수에 달한다.

이렇듯 건설업체들이 공급계획을 늘려 발표하는 것은 회사의 외형을 커보게 하려는 의도 때문이다.

건설업체의 한 관계자는 "어느 업체가 분양물량이 많으냐에 대한 보이지 않는 경쟁이 치열하다"며 "발표를 미루고 있다가 다른 업체들의 공급계획 발표를 보고 물량을 늘리는 사례가 빈번하다"고 귀띔했다.

L건설의 경우 일단 공급계획을 세웠다가 경쟁업체 공급물량이 더 많은 것으로 확인되자 일주일만에 1천3백가구를 늘려 물량을 ''역전''시켰다.

당초 3천여가구를 분양키로 했던 S건설은 다른 업체들의 계획을 살펴본후 1만여가구로 공급가구수를 상향조정했다.

D산업도 1주일사이 1천가구를 늘렸다.

그동안 내실 없이 규모만 키워온 건설업체는 부도를 냈거나 부도위기에 몰려 왔다.

그런데도 아직 많은 건설업체들이 ''공급물량이 많은 업체가 유리하다''는 편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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