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경기가 침체된 요즘 서울지역 일부 아파트 분양현장에는 경기가 괜찮던때 보다 오히려 더 많은 ''떴다방''들이 몰려오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분양시장이 얼어붙을 대로 얼어붙은 경기도 용인 수원 파주 등 수도권 지역에서 활동하던 떴다방들이 마지막 남은 시장인 서울로 속속 ''입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이 ''작전''을 펴는 곳은 철저하게 인기지역으로 제한된다.

서울지역아파트 동시분양때마다 3~4개 지역,30∼40평형대 로열층이 집중 타깃이 된다.

부동산경기 침체가 워낙 심하다보니 이들 떴다방이 돈이 될 만한 곳을 찾아 다니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 모른다.

주택업체로서도 떴다방의 등장이 아파트 인기의 척도가 되는 만큼 그리 싫어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들중 일부가 시세조작에 가세하면서 분양시장을 교란시킨다는데 문제가 있다.

이들은 매물을 집중 매입해 프리미엄을 올린 후 한꺼번에 되팔아버린다.

때문에 물건이 쏟아져 나오는 시점에는 프리미엄이 급락하고 결과적으로 높은 프리미엄을 주고 매입한 실수요자들이 피해를 입게 된다.

10차 동시분양에서 97대 1의 경쟁률을 보인 청담동 대림 40평형의 경우 당첨자 발표직후 3천만원까지 갔던 프리미엄이 지금은 1천5백만원대로 떨어졌으나 수요가 없다.

30평형대는 최고 2천만원에서 최근 5백만∼7백만원선까지 급락했다.

9차 동시분양에서 63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던 문래동 현대홈타운 33평형도 계약직전 1천5백만원 정도 붙었던 프리미엄이 지금은 아예 형성조차 안된 상태다.

이달초 청약이 실시된 11차 동시분양아파트도 지난 16일 당첨자가 발표되면서 분양권 거래가 시작됐다.

5~6개 단지 아파트에는 5백만∼2천만원 정도의 프리미엄이 형성돼있다.

하지만 이같은 프리미엄이 앞으로도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고 보는 사람은 드물다.

계약시점을 전후해 떴다방들이 매입한 분양권을 집중적으로 내놓으면 값이 떨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수요자들로선 떴다방들이 떠나고 가격이 안정된 후에 분양권을 사는 것이 유리한 만큼 매입시기를 잘 선택해야 한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