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수도권에서 신규 입주 아파트의 매매 및 전세 급매물이 많이 나오고 있다.

부동산경기 침체로 기존에 살던 집을 내놔도 수요자가 없는데다 달리 입주금을 마련할 방안도 없어 새 아파트를 팔거나 전세를 놓으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경기가 급랭한 지난 8월이후 입주가 시작된 아파트 가운데 이같은 사례가 많다.

◆매매물건=대부분 입주금이 부족해 나오는 매물들이다.

특히 재개발 재건축아파트는 조합원들이 추가부담금을 내지 못해서 팔려고 내놓는 사례가 많다.

지난 9월과 10월 각각 입주를 시작한 서울 금호동 벽산아파트와 대우아파트는 최근 인근 중개업소에 나오는 매물이 눈에 띄게 늘었다.

일반분양분인 20평형대는 대부분 입주를 끝냈지만 조합원분이 많은 30∼40평형대는 입주가 절반도 채 안됐다.

시세는 최근 1~2개월 사이에 5백만∼1천만원 정도 떨어진 상태다.

지난 8월부터 입주에 들어간 남가좌동 삼성아파트도 입주율이 90%에 못미친다.

일반분양분인 20평형대는 입주 직후 시세가 5백만원 정도 오른데 비해 조합원분인 30∼40평형대는 급매물을 중심으로 5백만∼1천만원 정도 떨어졌다.

지난 10월부터 입주를 시작한 경기도 남양주 부영E그린타운 1차의 경우 총 1천42가구 중 절반 정도만 입주가 이뤄졌다.

미입주가구중 상당수가 매물로 나오면서 시세도 약보합세를 띠고 있다.

구리 인창 삼성아파트도 입주를 시작하면서 매물이 크게 늘었다.

33평형이 5백만∼1천만원 떨어진 1억4천5백만원선에 거래된다.

◆전세물건=전세 물건도 늘어나고 있다.

입주를 못하고 전세로 돌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세수요도 많지 않아 물건만 쌓이는 실정이다.

지난 11월부터 입주를 시작한 봉천동 두산아파트는 한달새 전세가가 평형별로 1천만∼3천만원 정도 떨어졌다.

1억6천만원 정도까지 올랐던 43평형 전세가가 지금은 1억3천만원선으로 하락했다.

지난 9월 입주를 시작한 상도동 신동아아파트(22~43평형 2천6백21가구)도 입주 초기보다 전세값이 평형별로 2천만∼3천만원 정도 떨어졌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