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마감재는 카멜레온같다.

자재나 색상,조명 등에 따라 아파트 내부분위기가 크게 달라진다.

품격있는 아파트인지,아닌지를 판가름하는 주요 기준이 되는 게 아파트 마감재다.

업체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분양가의 아파트를 내놓더라도 고급스런 마감재를 채택한다고 강조하는 것은 이런 이유때문이다.

아파트 마감재는 흐름을 탄다.

오크나 메이플 원목이 마감재의 주류로 반짝하다가 요즘은 상당수의 마감재가 체리 원목으로 처리되는 게 대표적인 예다.

한 업체가 채택해 수요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은 마감재는 순식간에 다른 업체로 번진다.

아름다움 편의성 첨단 등이 마감재의 유행을 몰고오는 요인들이다.


<>현관=문에서부터 마감재가 차별화된다.

문의 디자인은 점점 고급스러워지고 첨단 전자장비가 도입되고 있다.

디지털 도어록은 기본이다.

열쇠문은 찾아보기 어려워지고 있다.

기억된 번호를 눌러야 문이 열리는 버튼식 출입장치에서 음성인식 지문인식 현관문도 서서히 등장하고 있다.

현관바닥은 천연 대리석이 많이 쓰인다.

신발장도 화려해지고 있다.

돌출형 신발장보다 벽속으로 밀어넣어 가구처럼 보이는 빌트인 신발장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거실=우물형 천장이 보편화됐다.

천장중심에서 사방길이 1m안팎을 안쪽으로 조금 밀어넣어 우물정자처럼 만든 것이다.

우물천장으로 처리하면 거실이 시각적으로 높아 보이는 효과가 있다.

거실 마감재로 요즘 유행하는 것중에 하나는 아트월(art wall)이다.

TV 등을 올려놓던 거실장이 사라진 대신 등장한 마감재다.

그림전시장 벽면을 연상하면 된다.

소파놓는 자리 반대편의 벽면 일부를 천이나 회벽으로 처리,입주자가 맘대로 공간을 활용하는 것이다.

TV를 놓기도 하고 그림을 걸기도 한다.

거실장보다는 깔끔한 이미지를 풍긴다.


<>드레스룸=수납공간이 더욱 풍부해지고 넓어지는 추세다.

여행용 트렁크를 보관할 수 있을 뿐 만 아니라 수납공간에서 옷을 갈아 입기에도 충분하다.

침실과 드레스룸을 분리하는데 접이문(포켓도어)이 사용되고 있다.

벽틈으로 집어넣을 수 있도록 설계된 문이다.

여닫이식 문보다 깔끔해 보이는 게 접이문의 특징이다.


<>주방=빌트인(built-in)시스템이 확산되고 있다.

냉장고 겉면을 목재로 마감,어디에 냉장고가 있는지 찾기에 어려울 정도다.

주방에 설치할 가전제품의 위치를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빌트인 가전제품은 대부분 분양가에 포함된다.

싱크대 상판은 인조 대리석으로 마감하는 것이 일반화되고 있다.

싱크대 윗쪽 주방가구엔 소형TV가 부착되고 있다.

라디오를 주로 걸던 것에서 한발 더 나간 형태다.

소형TV를 통해 현관밖에 있는 사람을 확인할 수도 있다.


<>욕실=샤워 부스를 설치하는 아파트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욕조와 샤워 부스가 동시에 설치되기도 하지만 샤워 부스만 있는 경우도 있다.

공간활용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마사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샤워기도 등장했다.

사우나를 즐길 수 있는 샤워 부수가 고급 아파트 분양에서 선보이고 있다.

비데는 분양가에 포함돼 기본형으로 제공되는 추세다.

김호영 기자 h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