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1년 서울에 6층짜리 마포아파트가 등장한 이래 아파트는 주거생활을 혁명적으로 변화시키며 주택시장의 중심에 자리잡았다.

앞으로도 아파트는 주택시장의 주류를 차지할 수 있을까.

아파트의 장점은 편리함과 안전함이다.

초창기에 사계절 더운 물을 쓸 수 있고 수세식 화장실과 입식부엌 만으로도 관심을 모았던 아파트는 이제 단지내에서 모든 생활이 가능한 원스톱리빙을 구현하는데까지 발전했다.

또 아파트는 높은 담장을 치지 않아도 안전한 주거공간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획일적이고 몰개성적인 아파트문화에 대한 반감도 크다.

"옆집에 갔더니 냉장고, 소파, TV 등 가구 배치가 내집과 꼭 같아 기분 나쁘더라"는 사람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고층아파트가 노후화되면 재건축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아파트 가치가 급속도로 떨어져 어느 시점에서 아파트 탈출러시가 시작될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이같은 상반된 의견에 대해 전문가들은 대체로 "아파트대세론"으로 기울고 있다.

주택공사 주택연구소의 이규인 박사는 "좁은 국토와 건설비용을 감안할때 아파트는 주류자리를 오랫동안 놓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그는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정도를 제외하면 거의 대부분 나라의 주거형태는 아파트"라고 말했다.

또 리모델링 기술이 발달할 것이기 때문에 아파트 탈출시나리오는 말 그대로 시나리오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택산업연구원 장성수 박사도 "대안이 없는 만큼 아파트는 주택시장에서 주도적 자리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장 박사는 "수요자들의 요구를 반영하는 다양한 아파트들이 등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LG경제연구원 김성식 박사는 "교통 통신망이 발달함에 따라 어느 순간부터 아파트의 독주가 급속도로 무뎌져 단독주택이나 전원주택이 그 자리를 대신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 박사는 다만 "그같은 순간이 언제 올지는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또 "소득이 높아질수록 전원주택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 주말에는 도심공동화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