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들이 잇따라 공급되면서 "원스톱 리빙"의 주거문화가 실현되고 있다.

뛰어난 조망권과 함께 일상생활에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아파트 안에서 해결할 수 있다는게 초고층 아파트의 장점이다.

이들 아파트는 대개 정문을 들어서면서부터 고품격 갤러리형의 호텔식 로비가 펼쳐진다.

건물안에 헬스장이나 수영장 골프연습장 세탁소 전문식당 등이 있다.

호텔에서처럼 음식물 룸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간단한 쇼핑도 가능하다.

우편물 관리나 경비업무는 물론 여행예약과 민원대행 서비스도 제공된다.

원하는 시간에 언제든지 프런트를 통해 파출부를 부를 수도 있다.

주민공동시설(커뮤니티 공간)에선 손쉽게 손님을 접대할 수 있으며 파티장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이같은 서비스는 그동안 고급 호텔에서나 가능했던 것들이다.

이들 초고층 아파트를 호텔형 아파트라고 부르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건설회사에 따라선 이를 "서비스드( serviced ) 아파트"라고 부르기도 한다.

호텔형 아파트의 장점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직주(職住)근접형 생활문화를 가능케 한다.

첨단 통신망으로 연결돼 초고속 인터넷을 즐길 수 있고 화상회의도 가능하다.

비즈니스에서부터 레저활동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생활"이 원스톱으로 처리된다.

예컨대 정해둔 시간에 감미로운 음악소리와 함께 잠에서 깨어 아파트 안에 있는 헬스클럽에서 운동을 하고 수영도 즐긴다.

운동을 마치고 돌아오면 어제 맡겼던 세탁물이 배달돼 있다.

아침식사를 마치고는 프런트에 지방으로 보내는 우편물을 맡긴다.

인터넷으로 국내외 주요 뉴스를 확인하는 동안 벨이 울린다.

만나기로 한 외국손님이 도착했다고 프런트에서 알려온 전화다.

달리 호텔을 찾을 필요도 없이 아파트 안에 마련된 클럽하우스에서 손님을 만나면 그만이다.

이처럼 한 건물안에서 "생활"이 해결되기 때문에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는게 초고층아파트의 가장 큰 매력이다.

그러면서 개인의 프라이버시도 지킬 수 있다.

이들 아파트에선 일반 아파트에서 느껴보지 못한 조망권과 야경을 즐길 수 있다.

이 때문에 평당 분양가격도 1천만원을 넘는게 보통이다.

외국의 경우에도 초고층 아파트의 펜트하우스 가격은 상상을 초월한다.

일본 도쿄 시부야에 있는 40층짜리 아파트의 펜트하우스는 약 40억원을 호가한다.

서울에선 대규모 아파트를 지을 만한 땅이 많지 않은 실정이어서 건설업체들이 너나없이 초고층 아파트 건립에 나서고 있다.

이미 대림산업의 도곡동 아크로빌은 지난해말 입주자를 맞았다.

아크로빌 주변엔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타워팰리스I, II가 분양됐으며 조만간 타워팰리스III도 공급될 예정이다.

인근에 포항제철의 포스코트도 분양됐다.

서초동에선 현대건설의 하우징컴플렉스와 대우건설의 엘로즈카운티,롯데건설의 롯데캐슬84 등도 선보인다.

여의도에선 대우건설이 앙카라공원 주변에 대우 트럼프월드I,II를 짓고 있다.

구의동과 목동 등엔 삼성중공업의 쉐르빌, 목동엔 현대하이페리온과 부영W그린타운 등이 세워지고 있다.

분당에서도 로얄팰리스와 I스페이스 미켈란쉐르빌 아데나팰리스 제니스타워 등이 공급됐다.

지방에서도 부산 해운대의 현대산업개발 카멜리아, 부산 서면의 대림산업 네오스포, 대구 수성4가의 우방 팔레스 등이 들어선다.

이같은 호텔형 아파트는 한국의 주거혁명을 선도하고 있다.

대우건설 김승배 주택사업2팀장은 "기존의 아파트는 전업주부를 전제로 한 주택이었지만 국제화된 미래주택의 개념은 전업주부 없이도 편리하게 생활할 수 있는 주거형태"라며 "초고층 아파트는 이같은 첨단 주거환경을 구현하는 21세기형 주택"이라고 말했다.

손희식 기자 hssoh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