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가 거의 끊겼던 수도권 부동산이 지난 5월30일 건교부의 준농림지 폐지방침 발표 이후 지역별,부문별로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

가장 큰 변화는 분양권의 인기 회복이다.

최근 일주일새 수요가 늘어나면서 시세가 상승세로 돌아섰다.

일부지역에선 호가가 3백만-5백만원 정도 올랐다.

반면 매물은 줄어드는 추세다.

수도권 아파트 공급물량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미 분양된 아파트의 희소성이 상대적으로 부각될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토지의 경우 지역에 따른 차별화가 뚜렷하다.

택지개발지구 인근이나 공동주택 밀집지역과 가까운 준농림지의 경우 준도시지역으로 편입될 가능성이 커 매입문의가 많아졌다.

이에비해 주변 녹지가 풍부한 지역은 개발가능성이 작아 큰 폭의 가격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용인=가장 뚜렷한 변화를 보이는 곳은 용인지역이다.

구성지구와 구갈2지구 상현지구 성복리 등 아파트 건립이 활발한 곳을 중심으로 분양권 매수세가 살아나고 있다.

구성지구 마북리 삼성레미안 아파트의 경우 분양직후 2백만~1천만원선이던 프리미엄이 최근 일주일 사이에 5백만~1천2백만원선으로 올랐다.

분양가가 싸고 평면구조가 좋다는 평을 얻고 있는 동일하이빌도 분양권을 찾는 사람이 최근 부쩍 많아졌다.

구성지구에 위치한 진솔공인 차정환 대표는 "보름전까지만 해도 시세조차 형성되지 않았지만 요즘에는 분양권을 찾는 사람이 하루에 4~5명 정도로 늘었다"면서 "쌓여있던 매물은 거의가 회수된 상태"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아파트 공급량이 많은 만큼 단기간에 크게 오르지는 않을 것이라며 입지여건이나 평면 분양가 등에 따라 차별화가 심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상하리 일대 분양권을 주로 취급하는 산내들공인 서재철 대표도 "최근 분양권을 찾는 수요자가 많다"면서 "앞으로 2~3년간 용인지역 분양권은 지속적으로 오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지금이 투자적기"라고 강조했다.

성복리 구갈2지구 등에서도 분양권 매수문의가 조금씩 늘고 있다.

구갈2지구 현대아파트 63평형 분양권은 일주일전에 비해 호가가 5백만원 정도 오른 가격에 나오고 있다.

반면 용인일대 준농림지 시세는 떨어지고 있다.

건교부 발표전보다 평균 10% 이상 떨어졌다는 게 용인 지역 중개인들의 전언이다.

42번 국도 및 45번 국도와 접해있는 지역중 원삼면 백암면 이동면 등 용인지역 남부 준농림지의 가격 하락세가 특히 두드러 진다.

발표전 평당 60~80만원 정도 선에 거래되던 것이 발표후 40~70만원선에 나오고 있다.

매수세력이 끊긴만큼 앞으로도 하락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주변 공인업소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상하리 신갈리 보라리 서천리 등 주변에 아파트 건립이 활발한 곳의 대지나 준농림지는 입지에 따라 30%이상 오르는 곳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토지보상금이 본격적으로 풀리는 것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성복리 LG랜드공인 정길영대표는 "죽전지구 동백지구 등 택지개발지구 보상금이 본격적으으로 풀리면 대체투자지역을 찾는 수요자들이 상승을 주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산 파주=일산 파주 등 수도권 북부에서는 아직 뚜렷한 변화는 찾아보기 힘들다.

준농림지는 거래가 거의 중단된 가운데 수요자들이 관망세를 취하고 있다.

분양권의 경우 문의가 조금 늘었지만 실거래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다는게 현지 부동산 중개인들의 설명이다.

문의 전화도 대부분 향후 시장전망을 묻는 내용이다.

고양에서는 최근 공급이 줄을 잇고 있는 대화동 가좌동 일대를 중심으로 분양권 문의가 늘었다.

하지만 기반시설,편의시설이 미비해 별로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는게 주변 공인중개인들의 설명이다.

파주 교하면 와동리 다율리 동패리 등에 짓고 있는 현대 벽산 월드아파트 분양권도 별다른 가격변동이 없는 상태다.

파주 행운공인 관계자는 "이 일대에 건립되는 아파트는 학교나 생활편의시설을 무시하고 난개발된 경우가 많다"며 "당분간 시세가 오를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토지는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

일산신도시 외곽지역인 고양시 설문동의 경우 한달 전만해도 평당 40만~50만원이었던 준농림지의 매도 호가가 평당 20~30만원으로 하락했다.

<>김포=입주가 임박한 분양권을 중심으로 거래가 조금씩 늘고 있다.

다른 지역에 비해 공급량이 적어 실수요자들의 문의가 많다.

주로 장기동 풍무동 고촌동에 건립중인 월드,현대,동보,서해아파트에 대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과 가까운 장기동 운양동 누산리 일대에서 창고나 주택 공장 부지 등의 용도로 쓰일만한 일부 준농림지는 강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건축허가를 받은 도로변 준농림지의 호가는 평당 2백~3백만원을 웃돌고 있다.

도로변에서 조금 들어간 지역의 경우 허가를 받은 곳은 평당 70만~80만원선이다.

고경봉.류시훈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