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건설회사들의 업체당 평균 아파트 공급규모가 중소업체보다
24배나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주택건설사업협회는 3일 현대산업개발 삼성물산 등 업계 상위
20위권내에 있는 대형업체들이 올 한햇동안 공급할 아파트는
21만4천8백40가구로 업체당 평균 건설물량이 1만7백42가구에 이른다고
밝혔다.

반면 4백90개 중소 건설회사들이 건설할 물량은 21만8천8백가구로
업체당 4백66가구에 불과한 것으로 추산했다.

대형업체 1개사가 중소업체 24개사분의 물량을 짓는 셈이다.

협회는 또 주택건설사업 수주 물량도 지난해의 경우 대형 업체가
전체의 47.5%를 차지했으나 대형업체 브랜드에 대한 수요 증가로
올해엔 56.3%로 8.8% 포인트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국제통화기금(IMF)관리 체제 이전인 지난 97년에는 대형업체의 분양
물량은 전체의 35% 수준이었다.

박길훈 대한주택건설사업협회 회장은 "대형건설업체의 아파트 공사
현장에 가보면 이름만 대형건설사일 뿐 중소업체, 중소하청업체들이
일하고 있다"며 "대형업체들은 아파트공사를 저가로 하청을 주면서도
분양가를 내리지 않고 있어 사실상 폭리를 취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또 "이런 현상이 심화되면 아파트 건설시장은 독과점 형태를 띠게
돼 지방 중소업체와 지역 경제 기반이 함께 붕괴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진흡 기자 jinhup@ked.co.kr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3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