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고급화 바람이 거세다.

미래형 주거개념을 도입해 첨단시설을 갖춘 아파트가 잇따라 분양되고 있다.

서울 서초동 도곡동 등 요지에 지어지는 이들 아파트 분양가는 대부분 평당
1천만을 넘는다.

한채 값이 21억원, 평당 1천9백여만원의 아파트도 등장했다.

서울에서 분양되는 아파트 분양가가 보통 평당 6백만~7백만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3배 가까이 비싼 금액이다.

곧 청약에 들어가거나 분양계획이 잡혀 있는 고급아파트만 해도 10건
5천5백여가구에 이른다.

이들 아파트는 고급주택 수요층을 흡수하며 주택시장에서 큰 흐름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삼성물산 주택개발부문이 내달초 공급할 서울 서초동 가든스위트 1백7평형
의 분양가는 21억1천1백만원이다.

평당 분양가는 1천9백72만9천원.

가장 작은 평형인 72평의 분양가도 7억6천2백만원(평당 1천58만3천원)에
달한다.

지하 1층에 헬스클럽 연회장 어린이놀이터 등 2천5백평규모의 부대시설이
들어선다.

방안에서 리모트컨트롤로 엘리베이터를 작동할 수 있는 시설, 상대방의
얼굴을 보며 통화하는 화상통신설비도 갖춰진다.

대우건설이 서울 여의도 옛 석탄공사자리에 41층으로 지을 트럼프월드의
펜트하우스(맨꼭대기층) 분양가는 "백지수표"나 마찬가지다.

91평형인 펜트하우스는 구매자의 주문에 따라 시공되는 주문형 주택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91평형의 평당 분양가로 1천2백36만6천원으로 책정해
놓았지만 구매자가 요구하는 마감재 수준에 따라 총분양가는 달라진다"고
말했다.

이곳에도 헬스클럽 비지니스센터 실내골프장 바베큐파티장 등 각종 편익
시설이 마련된다.

트럼프월드는 호텔과 같은 서비스시스템을 도입, "서비스드(serviced)
아파트"로 운영된다.

현대건설은 서울 서초동 남부터미널부지에 지을 주상복합타운(49층 및 27층
규모 각각 2개동)의 평당 분양가를 1천만원대로 잠정 책정했다.

최대 평형인 97평형의 분양가는 10억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아파트 4개동에 상가건물 1개로 구성된다.

상가건물에 각종 편의시설을 유치하고 기존 아파트와 동배치를 달리해
입주자에게 쾌적한 주거환경을 제공하기로 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서울 도곡동에 지을 타워 팰리스 분양가도 평당
1천만-1천5백만원선이다.

삼성은 이 아파트를 59층 2개동 66층 1개동 등 모두 3개동으로 지어 한국
최고의 주거공간으로 만들 계획이다.

타워팰리스 부근에 삼성중공업이 짓는 쉐르빌도 평당분양가가 1천2백만-
1천5백만원에 달한다.

이들 고급아파트엔 공기정화시스템 향공조시세템 무인방범시스템 등 첨단
시설이 갖춰진다.

기존 아파트와는 달리 건물 안에 문화 오락 편의시설 등이 들어서 "원스톱
리빙"이 가능한게 특징이다.

식사는 물론 업무 세탁까지 호텔과 비슷한 서비스가 제공된다.

쉐르빌 가든스위트 타워팰리스(이상 삼성) 트럼프타워(대우) 하우징컴플렉스
(현대) 아크로빌(대림) 등 아파트를 브랜드화했다는 공통점도 있다.

주택공사부설 주택연구소의 이규인 책임연구원은 "분양가규제가 풀리면서
고급주택 수요층을 겨냥, 첨단시설을 갖춘 아파트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면서 "일부 위화감이 있긴 하지만 앞으로 고급아파트 분양은 더 늘어날 것"
으로 내다봤다.

< 김호영 기자 hy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