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당 1백80만원의 건축비로 목조주택을 짓는다"

경기도 여주 상학리에 사는 박광학씨(82)는 싼 값에 목조주택을 짓고
여생을 즐기고 있다.

박씨는 당초 벽돌집에 살았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자연과 가까이 하고 싶다는 생각에 목조주택을
짓기로 했다.

박씨는 이웃에서 단독주택 건설사업을 하는 조석현씨에게 목조주택을 싸게
짓는 방법을 의논, 수입산 자재사용을 줄이면 건축비를 크게 줄일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

박씨는 계획을 곧바로 실행에 옮겼다.

살던 집을 처분하고, 같은 마을에 있는 1백50평의 터를 평당 20만원씩
3천만원에 마련했다.

박씨는 땅을 마련한 후 한 동네에 사는 이웃인 만큼 집을 잘 지어줄 거라는
신뢰감을 갖고 조씨에게 시공을 의뢰했다.

시공을 맡은 조씨는 3개의 방에 거실 화장실 주방 및 데크 등으로 이뤄진
28평짜리 단층 주택을 설계하고 평당 1백80만원씩 총 5천40만원의 건축비를
제시했다.

건축비용을 최대한 아끼는 만큼 박씨는 다리품을 팔아야 했다.

창호 몰딩 위생도기 등의 자재를 직접 골라 구입했다.

또 거실엔 마룻바닥대신 타일을 깔았다.

찬 느낌이지만 열전도율이 높아 이불이나 카페트만 덮어놓으면 보온이
잘되고, 연료비도 줄일 수 있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다만 목재는 국산을 구하기가 어려워 "칠레송"이란 수입제품을 썼다.

물론 경비를 줄이기 위해 원목을 골라 현장에서 가공해 사용하였다.

세로 2인치, 가로 4인치 규격의 목구조체를 30cm 간격으로 세우고 그 사이를
10cm 두께의 스티로폼으로 채웠다.

스티로폼을 넣은 목구조체 바깥에는 나무패널을, 안쪽에는 석고보드를
설치했다.

외벽면의 패널이 거친 느낌이 들긴하지만 거실은 석고보드위에 황토흙을
곱게 펴바르고, 방안은 벽지를 붙였다.

그리고 천정에는 투명유리로 천창을 내주어 하루종일 햇볕이 잘 들도록
하고, 삼각트러스를 짜올리는 등 정성이 들어간 흔적이 역력하다.

욕실은 넓은 삼각구조의 욕조가 고급스런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이같은 정성으로 이 집은 "싸구려"라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

박씨는 "목조주택은 무조건 비싸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라며 "국산자재를
잘 활용하면 얼마든지 저렴한 가격에 마음에 드는 집을 지을 수 있다"고
말한다.

< 방형국 기자 bigjob@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