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체제이후 상가는 직격탄을 맞았다.

허리띠를 졸라매는 사람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운영수입이 임대료에 대한 이자비용만큼도 안되는 상가가 허다한 실정이다.

이런 상황이면 건물주는 누구나 뭔가 변화를 줘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나 변신은 말처럼 쉽지 않다.

늘 비용이 수반되기 때문이다.

큰 돈을 들여 업종을 바꾸거나 상가를 뜯어고친 뒤에도 임대가 안되면 재기
불능상태에 빠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변신에도 요령이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요즘같은 불경기라면 무작정 뜯어고치기에 앞서 "변신의 경제학"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한다.

서울 마포구 염리동 상록아파트 인근 이수만씨의 지하 1층 지상 5층 상가는
적은 돈으로 변신에 성공한 케이스.

이씨는 지하 슈퍼마켓이 3개월이나 임대가 안되자 칙칙하고 낡은 건물의
외부도색을 다시 했다.

드라이비트로 마감된 건물이라 하늘색으로 산뜻하게 도색하고 빨강 노랑
등으로 중간에 포인트를 주는 것만으로도 전혀 달라보였다.

도색비용은 1천만원이 들었다.

도색을 마친뒤 이씨는 지하 수퍼마켓을 당구장으로 개조했다.

주변이 재개발아파트 공사지역이라 현장인부들을 포함해 유동인구의 대부분
이 젊은 남자들이라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이 역시도 큰 돈은 들지 않았다.

중고당구대 6대와 포켓볼당구대 1대를 구입, 설치하는데 5백만원을 썼다.

이밖에 간판제작비 2백만원 등 총 7백만원밖에 들지 않았다.

또 수퍼마켓에서 당구장으로 간판을 갈아다는데 걸린 시간도 1주일이면
충분했다.

그러나 새로 도색한 건물외관의 산뜻함과 유동인구의 성향분석이 맞아떨어져
당구장은 성황을 이뤘다.

당구장의 첫달 수입은 월6백만원.

이씨는 두달동안 자신이 당구장을 운영한뒤 보증금 5천만원 월세 80만원을
받고 임대하는데 성공했다.

개조하기 전의 수퍼마켓 임대료는 보증금만 5천만원이었으니 월80만원의
임대수입이 추가로 생긴 셈이다.

전문가들은 변신을 모색할 땐 투자비용 공기 등을 철저히 분석해 가장 경제
적인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 백광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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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