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산대우아파트에서 상암초등학교로 이어지는 왕복 6차선 도로.

성산동이 끝나고 상암동이 시작되는 초입이다.

택지개발지구인 난지도쪽과 주거환경개선사업지구인 수색역쪽으로 나뉘는
경계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곳은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지만 땅값이 극명한 대조를
보인다.

특히 월드컵주경기장 시공사가 발표되자 가격차는 더 벌어지고 있다.

택지지구는 급속한 내림세인데 반해 택지지구와 인접한 주거환경개선지구,
지하철 6호선 역세권 지역은 개발기대감으로 호가가 껑충 뛰고 있는 것.

난지도를 끼고 있는 상암초등학교 방면.

지은지 20년이 넘은 낡은 구옥들 사이로 택지개발지구임을 알리는 팻말이
세워져 있다.

마을 안쪽으로 버려져 있는 밭과 금방이라도 쓰러질것 같은 무허가 건물이
군락을 이룬다.

이곳 땅값은 마을 풍경에서 느껴지는 것처럼 하락세가 완연하다.

토지보상이 본격화되면서 부풀었던 거품이 급속히 빠지고 매기도 사라지고
있다.

보상금 수령액이 시세에 훨씬 못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구내 노후불량주택은 평당 2백만원, 임야나 전답은 평당 80만원선에
매물로 나와 있다.

그러나 매물이 넘치고 사려는 사람이 없어 부동산업소들은 일손을 놓은채
한산한 모습이다.

투기가 극성을 부리던 지난해 주택이 평당 4백만~5백만원, 논 밭이 평당
2백만원을 호가했던 것과 비교하면 가격이 절반에도 못미친다.

지구내 주택소유자에게 부여되는 32평형 아파트 입주권 시세도 바닥이다.

올초만해도 2천5백만~3천만원의 프리미엄이 붙었으나 현재는 1천3백만원선
이다.

마을 주민들은 입주권 가격이 1천만원밑으로 하락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눈치다.

이곳에 있는 선경부동산 김경자씨는 "개발예정지 60%는 외지인 소유일
정도로 투기바람이 훑고 지나간데다 보상이 시작되면서 급매물이 속출하고
있다"고 전한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주거환경개선지구와 성산동 신사동 증산동 등 지하철
6호선 역세권 일대는 벌써부터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상암지구 개발이 본격화됨에 따라 택지지구 주변지역을 중심으로 투자문의가
잇따르고 있는 것.

호가가 평당 50만~1백만원 정도 오르고 나왔던 급매물도 거둬지고 있다.

도로를 사이에 두고 상암초등학교를 마주보고 있는 수색역쪽은 활기가
넘친다.

대로변에 새로 지은 4층짜리 상가주택의 1층점포에는 어김없이 "아파트
입주권전문" "상업용지 전문"임을 광고하는 10여개 부동산중개업소가 밀집해
있다.

업소마다 아침부터 걸려오는 전화를 받느라 정신이 없다.

택지지구와 인접한 또 다른 주거환경개선사업지구인 서부면허시험장 일원.

IMF여파로 대지가 평당 5백만원선으로 내렸으나 최근들어 평당 6백만원으로
상승기류를 타고 있다.

지하철 6호선 역세권지역도 비슷한 모습이다.

성산역 인근 대로변은 평당 8백만~1천만원을 호가하고 이면도로변도 평당
4백만~6백만원선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합정사거리 대로변은 평당 2천만원을 웃돌고 있으나 땅값이 추가상승하리라
는 기대로 매물이 부족한 실정이다.

증산동과 신사동도 전철역 인근지역을 중심으로 대로변이 평당 8백만~1천만
원을 호가하고 있다.

< 김태철 기자 synergy@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