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자유치의 한 방법으로 우리나라 부동산을 외국인에게 매각하려면
외국인들의 부동산거래 관행이나 기준을 따라야 합니다"

해외 유명 부동산컨설팅업체와 잇따라 업무제휴를 맺고 외국인투자자를
상대로 국내 부동산 매각중개에 나서고 있는 (주)인터랜드의 이승화 사장이
전하는 경험담이다.

이 사장은 "매각중개에 나서보면 외국인들은 국내업체가 제시하는 부동산
장부가격을 사실상 무시하고 있다"며 "그들의 관행을 기준으로 가격협상에
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인터랜드는 미국 휴렛 패커드사가 발주한 사옥구입 컨설팅에 참여, 소중한
체험을 얻었다.

휴렛 패커드는 자신들이 필요로 하는 빌딩을 선정한후 대상물건에 대한
대대적인 "해부"에 들어갔다.

내구년수를 비롯한 기초적인 건물외부상태 점검은 물론이고 전기배선,
설계도에 따른 시공여부, 스위치작동상황에 이르기까지 건물의 건강상태를
검진했다.

이를테면 신체의 내부기관에 이상이 없는지를 판단하기 위해 청진기를
수없이 들여 댄 셈이다.

검진기간은 대략 3개월.

그런다음 종합검진서를 토대로 가격을 제시했다.

이 사장은 휴렛 패커드의 부동산 구입과정을 지켜본후 많은 힌트를 얻었다.

외국인들의 부동산 거래방식을 깨달은 것이다.

이 사장은 휴렛 패커드와의 업무를 마무리짓자 마자 곧바로 "인터테크"라는
자회사를 세웠다.

인터테크는 건물 매각매입에 대한 상담을 받으면 설계 건축 설비 통신 기계
등 모든 시설에 대한 상태를 점검, 건물가치를 평가하는 업무를 담당하게
된다.

곧 건물가격을 매기는 기준을 만드는 것이다.

이러한 작업에는 건축사 구조기술사로 구성된 전문가 및 대학교수를
아웃소싱해 활용한다.

이 사장은 "정부가 외국인들에게 국내 부동산시장을 개방했다고 해서
외국인들이 밀물처럼 들어올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그들이 원하는 거래
관행에 발맞춰 나가는게 시급하다"고 말했다.

< 김호영 기자 hy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