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파크 퀼른(Media Park Koln).

독일 퀼른시가 야심적으로 추진중인 복합단지개발 프로젝트다.

첨단 정보통신산업 분야를 한곳에 모아 독일판 "실리콘밸리"로 육성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곳이다.

퀼른은 "식민지"를 의미하는 라틴어의 콜로니아(Colonia)에서 유래한 지명.

한때 로마 식민지였던 아픔을 안고 있다.

그러나 "퀼른은 이제 국제수준의 다양한 박람회를 개최하는 정보통신분야의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다"(미디어 파크 퀼른 홍보담당관 클라우스 판코네).

미디어 파크 퀼른은 산업 주거 위락기능을 한데 묶은 복합단지다.

미디어, 프로덕션, 정보통신, 소프트웨어 등이 축을 이루는 산업단지
성격이 강하다.

이러한 "변신"뒤에는 오래된 공업도시를 21세기 첨단 산업도시로 육성하려는
시당국의 집중적인 투자가 있었다.

또 관주도의 개발이지만 민간기업의 창의성과 자율성을 도입한 점도
돋보인다.

미디어 파크 퀼른의 개발은 시당국이 독일국철 화물터미널부지를 사들인
198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직접적인 계기는 "EU 통합에 대비, 도시간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경제구조 변혁의 필요성"(퀼른시 경영위원회 보고서)이었다.

1980년 유럽을 휩쓴 불경기에서 퀼른시도 예외일 수 없었다.

주력산업인 화학 기계 자동차부품 업종이 뿌리부터 흔들렸다.

중소기업은 잇따라 도산하고 2만여명의 실직자가 거리로 내몰렸다.

시당국은 경기부양을 통한 고용창출을 최우선 정책과제로 정했다.

1985년 시공무원, 시의원, 전문가들이 모여 토론을 거듭했다.

이들은 지속적으로 고용창출을 이루기 위해 첨단산업을 육성, 발전시키기로
결론을 모았다.

또한 여러곳에 흩어져 있는 정보통신산업을 한데 모으기로 합의했다.

이는 바로 퀼른시 경영위원회보고서가 담고 있는 내용이기도 하다.

시당국은 1988년 시와 민간출자로 "미디어 파크 퀼른 개발유한회사(MPK)"
설립했다.

곧바로 국제설계입찰을 실시, 캐나다출신 건축가 에버하트 타이들러가
제출한 설계안을 채택하고 공사에 들어갔다.

현재 20ha 부지에 각종 미디어 관련업종이 들어있는 본관,
16개 동시상영장을 갖춘 시네돔, 5백여 가구 규모의 아파트 및 중앙공원
등이 들어었다.

호텔 업무용빌딩 등은 2000년대초 개장을 목표로 현재 공사가 한창이다.

자칫 소홀하기 쉬운 환경문제에도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자연-인간-건축물이 조화를 이루는 개발이 주요 과제였다.

단지의 입지여건을 향상시키기 위해 부지절반(10ha)을 공원으로 조성했다.

본관 등 고밀도 개발이 불가피한 건축물은 주위에 나무를 많이 심고 에너지
절감시설을 설치했다.

미디어 파크 퀼른 개발이 도시 부심지의 재활성화와 근대화, 도심의
경제력회복과 환경향상에 기여하고 있는 셈이다.

미디어 파크 퀼른의 운영에서 빼놓을 수 없는 특징은 독립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자회사들의 유기적인 협조관계.

건설공사를 총괄하는 MPK외에 6개 자회사가 있다.

입주업체를 선정하고 금융지원등을 담당하는 MPR, 종합예술지원업무를 맡고
있는 KOMED 등이 대표적이다.

KOMED는 미디어파크 퀼른 산하기관으로 프로덕션사무실, 음반제작실,
연기학원, 공연장, 실습장, 방송기자 연수실, 전자도서관 등을 갖추고 있다.

여기서 인터뷰 테크닉, 방송물 및 음반 제작하는 법 등 미디어에 관련된
모든 분야를 후원하고 있다.

이밖에 퀼른시 문하부 산하단체인 MKK는 인터넷으로 미디어파크 퀼른을
전세계에 홍보하고 있다.

이벤트 행사기획과 지원도 주요 분야.

방송대학과 함께 페스티벌, 콘서트, 음악박람회를 기획하고 효과적인
이벤트가 가능토록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본관에는 광고 영화 연극 비디어 음반 등 거의 모든 업종이 들어서
있다.

라디오 퀼른 등 방송국에서 소규모 프로덕션에 이르기까지 6백여개
연관업체가 고용하고 있는 인원만도 6만여명.

여기에다 프리랜서 아르바이트 요원 1만명을 합하면 7만명의 고용효과를
거두고 있다.

이는 퀼른시 경제활동인구의 11% 해당하는 수치다.

고용창출과 첨단산업화 등 소기의 목적은 이룬 것이다.

그러나 시당국은 만족보다는 "최상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지속적인
투자와 연구가 필요하다"(시청홍보담당관 마크 슈나이더)는 입장이다.

비효율을 없애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지방정부만이 보여줄 수 있는
복합단지개발의 모범답안지이다.

< 김태철 기자 synergy@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4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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