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에 오너들이 복귀하는등 총수가 대거 물갈이되고 있다.

최근 잇따라 열린 주총에서 그동안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있던 현대그룹
정주영 명예회장, 대림그룹 이준용 명예회장이 계열 건설회사의 최고경영자로
돌아왔다.

의원직을 사퇴한 김석원 쌍용그룹회장도 쌍용건설 대표이사로 복귀했다.

이에따라 국내 상위 24개 건설업체 중 최근 3년 동안 대표이사가 바뀐
곳은 13개사로 절반을 넘어섰다.

최고경영자의 수완과 추진력이 무엇보다 중시돼 여타 업종에 비해
"장기집권"하는 경향이 강했던게 건설업계의 관례이고 보면 상당히
이례적이다.

현재 대형 건설업체중 최고경영자로 5년 이상 비교적 장기간 재직하고
있는 사람은 벽산건설 김희근 부회장, 동아건설 유영철 부회장, 태영
변탁 사장, 두산건설 민경훈 부회장, 삼부토건 조남원 부회장, SK건설
정순착 사장, 경남기업 김학용 사장 등이다.

이중 벽산의 김부회장과 삼부의 조부회장을 제외하면 전문경영인은
5명에 불과하다.

이처럼 건설업계의 최고 경영자가 근래들어 대거 바뀌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건설경기 침체의 장기화로 건설업체의 경영실적이 악화된
데 따른 경질 인사로 풀이된다.

실제로 최근 자리를 떠난 최고경영자들중에는 IMF위기에서 건설업계의
"골치거리"로 떠오르고 있는 재개발, 재건축사업을 주도했던 사장들이
많이 포함돼 있다.

특히 최근 금융산업이 일대 변혁을 거치면서 금융의 투명성이 제고됨
으로써 종전과 같은 로비 전략이 더이상 통할 수 없다는 판단이 확산되고
있는 것도 이같은 현상을 낳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태철 기자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