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을 내려 아파트를 분양하는 건설업체들이 늘고 있다.

분양가 자율화로 주택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우려가 걷히는데다 중도금
대출중단, 구력력 감소 등으로 수도권 일대에 미분양 아파트가 대거
발생하기 때문이다.

서해종합건설은 지난 2월 경기도 김포 풍무지구에서 분양한 "그린힐
아파트" 1천2백65가구의 상당수가 미분양되자 이달부터 분양가를 20%
내리기로 했다.

이 회사는 42~72평 전 평형에 대해 분양가를 평당 4백8만~4백35만원에서
3백31만~3백58만원으로 내리고 이전 계약자에 대해서도 인하된 분양가를
적용, 재계약을 맺기로 했다.

지난달초 용인시 수지읍 죽전리에서 24~49평형 2백77가구를 공급했던
대진종합건설도 최근 분양실적이 예상치를 크게 밑돌자 무순위 추첨일을
앞두고 분양가를 크게 깎았다.

이 회사는 24평형 1억7백57만8천원(기존 분양가 1억1천5백19만원), 32평형
1억4천6백95만7천원(" 1억7천35만8천원), 49평형 2억7천1백1만원(" 2억3천
6백27만5천원)으로 분양가를 할인한데 이어 계약금도 평형에 따라 1백만~
7백만원 내렸다.

또 가격인하를 극대화하기 위해 계약자들에게 무인경비시스템, 비데,
발코니샷시 등의 마감재를 무료로 설치해주고 있다.

동부건설도 최근 서울 가락동의 주상복합아파트 "동부썬빌"의 분양가를
최초 분양가보다 최고 46.5% 낮춘 파격세일을 펼쳤다.

이로인해 분양하루전인 지난 1일에는 무려 3만여통의 전화문의가 이어지는
등 큰 호응을 얻어 조기에 분양을 마감했다.

분양가에서 내장재 설치비용을 뺀 수준으로 인하하는 "마이너스 옵션제"도
가격인하를 재촉하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동문건설은 경기도 파주시 봉일천 "그린시티" 1천7백59가구 중 미계약분에
대해 2일부터 이 제도를 도입, 가격인하 경쟁에 뛰어 들었다.

이 회사는 지난달 27일 용인 수지 아파트 1백81가구에 대해 마이너스
옵션제를 실시한 결과 당일로 미분양이 완전 해소되는 등 소비자들로부터
호응을 얻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같은 분양가 인하조치는 소비자들의 반응에 따라 아파트 미분양 해소의
실질적인 대책이 될 수 있어 건설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태철 기자>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