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들의 신규 대출 중단과 대출금리폭등으로 아파트 입주
예정자들이 돈을 구하지 못해 입주를 못하거나 연기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이같은 입주지연으로 대규모 택지개발지구 부동산중개업소에는 매매 및
전세물건이 쌓이고 있으나 수요마저 끊겨 준공된 아파트의 상당수가
비어 있으며 주택건설업체들은 잔금을 회수하지 못해 자금난이 더욱
심화되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2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12일부터 입주가 시작된 수원 영통지구
주공아파트 5단지의 경우 1천5백48가구 가운데 지금까지 1백50여가구만
입주, 10%선의 낮은 입주율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같은 영통지구에서 지난 13일부터 입주를 시작한 벽산.삼익아파트
역시 1천2백42가구중 1백70여가구만 입주하는 등 당첨자들 대부분이
입주를 미루고 있다.

이곳에서 벽산아파트 33평을 분양받은 이성욱씨(34.회사원)는
"4천3백만원을 할부사에서 대출받았으나 금리상승으로 다음달부터 월
60만원을 넘는 이자를 내야 한다"며 "차라리 아파트를 처분하는 게 낫다고
생각해 중개업소에 매물로 내놨다"고 말했다.

지난달말부터 입주를 시작한 경기도 화성군 태안지구 주공아파트
1천4백4가구도 입주가 크게 부진, 1개월이 가까워 오는 지금까지 입주를
마친 곳이 1백가구도 안되는 형편이다.

특히 최근들어 주택거래가 사실상 끊기다시피 하면서 살던 전셋집이
나가지 않아 입주잔금을 마련하지 못해 불가피하게 입주를 못하는 경우도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방형국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2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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