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주변환경에 적응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공항이나 공장에서 나오는 소음을 처음 듣게 되면 견디기 힘들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소음을 별로 느끼지 못하게 된다.

또 오랜 기간동안 소음에 노출됐을 경우 갑자기 소음이 들리지 않으면
오히려 불안해 한다.

이처럼 인간은 어떤 환경에든 적응하게 되지만 그 환경이 좋은 것이면
인간에게도 좋은 결과가 나타나고 환경이 나쁘면 인간에게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이것은 주택 사무실 공장등 어느곳에서나 볼수있는 현상이다.

지형도 인간에게 비슷한 영향을 미친다.

풍수에서는 지형이 동서남북중 어느쪽이 높고 어느쪽이 낮은지에 따라
길흉이 바뀐다고 봤다.

동쪽이 높고 나머지 방향이 평탄한 땅에 살면 발전부진 재물손실
주색탐닉하며 다른 방향에 비해 동쪽이 약간 낮은 지세면 사업과 자손이
번성한다고 했다.

또 남쪽이 높으면 음기가 충만한 형상으로 소송이 끊이지 않고
신체적으로도 병이 많은 허약체질로 변한다고 한다.

이와함께 남쪽이 약간 낮게 열려있는 지세는 길상으로 마음이 넓어지고
모든일이 잘 풀린다고 했다.

서쪽이 높은것도 가정이 화목하게 되며 편안한 지세이다.

반대로 북서쪽이 낮은 곳은 흉지로 가정에 위계질서가 없으며
집안어른의 힘이 약해 다툼이 끊이지 않는다고 했고 북동쪽이 낮은 지세
역시 발전이 없으며 탐욕으로 몸을 망친다고 했다.

풍수에는 전후좌우의 지세에 따른 금기사항도 있다.

주택 빌딩 사무실의 앞쪽이 높고 뒤쪽이 낮은 경우에는 고아나 과부가
많이 나온다는 말도 있다.

또 사면이 다른 주택으로 둘러싸여 있으면 가족중에서 누군가가
신체적으로 큰 상해를 받을수있으며 좌우측은 낮고 주택만 높으면 집안이
항상 불안하다고 했다.

이 밖에 앞이 높고 뒤가 낮은 지세, 남동쪽이 높고 북서쪽이 낮은 지세,
북방에 하천을 끼고 있는 지세 등도 풍수에선 흉지로 보고 있다.

이같은 풍수적 해석을 살펴보면 과학적으로 일리가 있는 면을 발견하게
된다.

그것은 풍수가 오랜 경험을 통해 축적된 일종의 생활지식인 만큼
무시할수 없는 과학적 통찰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풍수는 단순히 환경적 요인뿐 아니라 인간의 심리적 느낌까지
고려, 만들어진 생활과학이어서 이를 현대적으로 활용할수있는 방안을
다양하게 강구해 볼만하다.

정광영 < 한국부동산컨설팅 대표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