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업계가 분양가 자율화를 건설교통부에 정식 건의하고 정부가
주택경기를 활성화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본격 착수함에 따라 주택경기
활성화의 핵심내용인 분양가자율화가 주택건설업계의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건설교통부는 IMF 자금지원에 따른 재정긴축과 신규투자 축소로
앞으로 주택공급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판단, 주택거래 및 분양을 활성화
하기 위한 각종 방안을 강구할 것으로 보여 분양가 자율화 실시시기 및
자율화실시이후 주택경기가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에앞서 서울시가 주택건설업계의 아파트 분양사업을 원활히 하기
위해 그동안 입주민의 장기민원을 초래하고 기업의 간접비용 부담을
가중시켜온 도로등 공공시설의 기부채납등 불합리한 조건을 없애기로
한 것도 향후 주택경기의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같은 주택경기 부양대책은 경기전체가 바닥에 가라앉아 있어 비교적
다른 부문에의 파급효과가 큰 주택경기 부양을 지렛대로 삼아 경기회복의
계기를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침체된 주택경기를 이대로 방치할 경우 초긴축 재정운용으로
사회간접자본시설 투자의 대폭 감소, 건설업계에 또다시 부도한파가
몰아닥칠 것으로 우려되는데 따른 것이다.

주택건설업계의 부도사태는 가뜩이나 어려운 국내 경제에 엄청난 부담을
가중시키게 된다.

특히 이미 분양이 이뤄져 건설공사가 진행중인 아파트가 많아
건설업체들이 무더기로 쓰러질 경우 경기전반에는 물론 일반서민들의
주거생활을 직접적으로 위협하게 된다.

이에따라 정부와 업계에는 지금이 어느때보다 서울 수도권지역의 아파트
분양가를 자율화하기 좋은 시점이라는데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우선 정부는 분양가 자율화와 관련, 가장 부담스러워하는 집값 상승의
우려가 거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IMF 여파로 앞으로 상당 기간 부동산 경기침체가 예상되고 있어 지금
분양가를 자율화하더라도 집값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미미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오히려 이같은 조치를 통해 주택경기를 어느정도 부양시킴으로써
건설업체들이 주택공급을 늘리도록 하는 게 국민경제에 긍정적인 효과를
줄 수 있다는 시각이다.

이와관련 업계는 시장여건이 다소 다르지만 지난 7월 서울 수도권을
제외한 전국에서 아파트 분양가를 전면 자율화한 이후 집값의 별다른
움직임이 나타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오히려 일부 지역에서는 집값이
떨어졌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또 집값은 물가 반영률이 높은 예민한 사안인 만큼 경기 선순환의
시점보다는 수요자들의 구매력이 많이 떨어진 지금 실시하는 게 물가상승
압박등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렇더라도 일반 수요자들은 이같은 아파트 분양가 자율화 조치가 서울
수도권의 집값을 어느 정도는 밀어 올릴 것으로 보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방과는 달리 서울과 수도권의 경우 여전히 만성적인 주택공급 부족에
시달고 있어 분양가 자율화가 자칫 이 지역의 전반적인 집값 상승을
촉발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주택산업연구원 관계자는 "장기간에 걸친 분양가 규제는 프리미엄을
노린 투기를 성행시켰고,이로인해 불필요한 가수요를 불러 일으키는 등
부작용이 심각하다"며 "아파트 분양가 자율화는 우선 투기수요를 잠재울 수
있고, 설령 부분적으로 집값상승을 유발하더라도 당분간의 조정기간을
거치면 결국 집값안정에 기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 방형국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