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주택에 대한 관심이 높다.

전원주택지를 고를때는 땅값이 얼마나 되며 향후 발전가능성은 있는지,
도심까지의 거리는 얼마나 되는지 등이 주로 고려된다.

하지만 삭막한 도심을 떠나 쾌적한 주거환경을 위해서 찾는 것이
전원주택이라면 이같은 요소들외에 풍수론에 입각해 택지를 찾아보는
것이 좋다.

다산 정약용선생의 저서인 "산림경제"의 복거편에는 인간생활의 근간인
주택에대해서 자세하게 언급돼 있는데 이는 일종의 주택풍수이다.

다산은 택지를 졸속으로 구해서는 안되며 물과 땅이 통하는 곳이 가장
좋은 택지라고 했다.

또 동쪽이 높고 서쪽이 낮아야 생기가 성하며 서쪽이 높고 동쪽이 낮으면
부호가 되기 어렵다고 적고 있다.

이와함께 앞이 높고 뒤가 낮으면 대흉이 되고 사면이 높고 중앙이 낮은
택지는 처음에는 부하지만 나중에는 빈하게 되는 곳으로 봤다.

특히 택지의 형상이 남북이 길고 동서가 좁으면 길하며 그 반대형상일
경우에는 처음에는 흉하다가 나중에 길하게 된다고 했다.

어떻게 보면 상식같은 얘기지만 심리적으로나 건축학적으로 이론을
제기할수 없는 택지론이다.

그래서 택지를 구할때 기본으로 알고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

이렇게 주택지를 고른후 어떻게 집을 지어야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다산은
언급하고 있다.

집의 크기는 식구의 반으로 계산하면 될뿐 고대함을 피하라고 했다.

큰 집을 지어놓고 집안이 텅텅비어 황량한 느낌을 주는 것보다는 작은
집을 지은후 식구끼리 오순도순사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주택을 지을때도 안에서 시작해서 바깥쪽으로 나오는 것이 좋다고 했다.

대문을 먼저 만들어놓을 경우 집안의 모양과 조화를 이룰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다산은 주택과 문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문이 작고 집이 크면 재물이 모이며 문이 크고 집이 작으면 허하므로
피하는게 좋다고 했다.

또 대문과 중문은 마주보지 않게 배치하라고 충고하고 있다.

이는 외부에 집안이 노출되면 좋지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즘 다가구주택 밀집지역에서 많이 볼수 있는 문과 문이
마주보이는 집들은 풍수적으로 좋지 못하다고 할수 있다.

이같은 집들은 거주자들의 프라이버시가 침해될 가능성이 많다.

다산은 결론적으로 주택에는 5가지의 허와 5가지의 실이 있다고 했다.

주택에 5실이 있으면 거주자를 부유하게 하고 5허가 있으면 가난하게
한다는 주장이다.

5실은 집이 작고 사람이 많은 경우, 집이 크고 문이 작은 경우, 담장이
완전한 경우, 집이 작고 가축이 많은 경우, 수구가 동남쪽으로 흐르는
경우 등이다.

반대로 5허는 집이 크고 사람이 많은 경우, 집이 작고 문이 큰 경우,
담장이 완전치 못한 경우, 우물이 적합치 않은 곳에 있는 경우, 집에비해
택지가 지나치게 넓은 경우 등이다.

다산이 정리한 주택풍수는 요즘에 활용해도 별 무리가 없다.

특히 전원주택지를 구하려는 수요자는 참고할만한 내용이 적지 않다.

정광영 < 한국부동산컨설팅 대표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