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 한파로 금융기관들이 아파트 중도금 대출을
중단하거나 대출금리를 잇따라 인상하면서 아파트 분양시장이 극심한
혼란에 빠져들고 있다.

아파트 분양을 앞두고 있는 업체들은 총분양금액의 60%에 달하는
대출금을 지원해줄 금융기관을 찾지못해 애를 태우고 있고 이미 분양을
마친 업체들도 은행과 할부금융사들의 대출중단 및 대출금리인상 통보와
인상에 항의하는 수요자들사이에서 속수무책인 상태이다.

이에따라 주택업체들의 분양창구에는 대출알선여부와 대출조건을 묻는
청약자들의 문의가 빗발치고 있으며 대출금리부담 때문에 청약자체를
포기하는 수요자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업체들은 향후의 대출금리를 어느수준에서 결정해야 할지 전혀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어 아파트분양시장 혼란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최근 남양주 마석에서 24~48평형 3백70가구를 분양한 대한중석건설은
중도금 대출을 해주기로한 한미은행이 갑자기 대출중단을 통보해와 곤란을
겪고 있다.

이 회사는 소비자들에게 연 11%로 중도금 대출을 알선키로하고 분양을
끝냈으나 갑작스런 대출중단 통보로 청약자들의 항의를 받고 있다.

이 회사는 청약자들에게 다른 대출창구를 알아본후 이자율을 다시 제시할
계획이나 아직까지 대출을 해주겠다는 금융기관을 못찾고 있는 실정이다.

남양주 창현지구에서 24~47평형 4백10가구를 분양중인 영남건설도
연 13.5%로 중도금을 대출해주기로한 농협이 대출을 거부, 비상이 걸렸다.

영남건설은 중도금을 대출해줄 다른 금융기관을 찾고 있으나 여의치
않은 상태다.

이 회사 관계자는 청약했던 상당수 수요자들이 이미 계약을 포기했다면서
대출금 재원마련이 빨리 해결되지 않을 경우 미계약자가 급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지난달 경기도 오산 운암지구에서 아파트를 분양한 현대산업개발
대동주택 한성등은 분양신청때 제시한 대출금리 인상으로 홍역을 앓고
있다.

이들 업체는 대출금을 지원키로한 은행과 할부금융사들이 중도금
대출금리를 최고 6.3%포인트나 올려 금리인상이 불가피하나 수요자들이
금리인상분 전액을 부담하기에는 무리라고 보고 금융기관과 다시 협의를
벌이고 있다.

이곳에서 아파트를 분양받은 소비자들은 실세금리가 치솟고 있는 현실은
인정하지만 업체들이 대출안내문에서 약속한 고정금리를 일방적으로
파기한 것은 있을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6일부터 고양 탄현2지구서 동시분양 방식으로 아파트를 분양하는
업체들도 대출규모및 금리산정을 못해 애를 태우고있다.

당초 금융기관서 연13%의 확정금리로 중도금을 대출알선해줄 예정이었으나
금융기관들의 대출거부로 이같은 계획이 무산됐기 때문이다.

일부업체들은 대출규모를 총 분양가의 50%이내로 줄이고 금리도
변동금리를 적용, 분양에 나서기로했지만 다른 업체들은 아예 대출을
해주겠다는 금융기관을 잡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주택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주택할부금융사들이 주로 자금을
조달해왔던 종금사들의 자금난으로 신규 중도금 대출중단은 물론 기존
대출금 조기상환 압박이 심하다면서 이같은 현상이 장기화될 경우
건설업체들의 무더기 도산이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

< 유대형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