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수도권 아파트 가격이 거래두절속에서 하락세가 가속화되고 있다.

지난 9월이후 매물이 늘고 수요자들의 발길이 끊겨 거래가 두절돼있던
상황에서 IMF (국제통화기금) 구제금융요청이라는 악재가 터져 나오자
매매가 및 전세가격이 10% 정도씩 떨어지는 등 가격하락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지난달까지는 서울 및 신도시를 중심으로 나타나던 아파트가격
하락이 이제는 용인 남양주 김포 등 수도권 전지역으로 확산되고 있어
일부에서는 아파트 가격의 본격하락 조짐이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 서울

올초 아파트가격 급등의 진앙지였던 서울 목동의 경우 지난 가을이사철이
지나면서부터 매물이 늘어나면서 매매호가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나
거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7단지 27평형의 경우 9월에 비해 2천만원이하락한 1억7천만~
1억7천5백만원에 매물이 나오고 있다.

14단지 30평형도 지나달 2억5천만~2억7천만원에서 지금은 2억3천만~
2억4천만에 가격이 형성돼 있다.

강남지역도 전세가격이 내리고 가격이 떨어지는 아파트가 늘고 있다.

대치동 은마아파트와 국제아파트는 전평형에 걸쳐 매매호가 및 전세값이
최근 5백만~1천만원정도 하락했다.

은마아파트 34평형매매호가는 2억5천만~2억8천만원, 전세가는 1억1천만~
1억2천만원에 형성돼 있다.

인근 쌍용아파트 미도아파트 등도 30평형대는 1천만원, 50평형대 이상
대형평형은 2천만원정도 매도호가가 낮아졌다.

지하철 5호선 개통을 계기로 올초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던 강서구 일대
아파트들의 매매및 전세가격 내림세도 계속되고 있다.

올 이사철이후 보합세를 보이던 20평형대 소형평형 전세가격은 5백만~
8백만원정도 내렸으나 찾는 사람이 없는 실정이다.

방화동 도시개발아파트 22평형과 25평형의 전세가격도 각각 5천5백만~
6천만원, 6천5백만~7천만원으로 지난달보다 5백만원 떨어졌다.

<> 신도시

분당 일산 산본 등 수도권신도시에서도 경기침체에 따른 아파트가격
하락을 예상한 수요자들이 매물을 쏟아내고 있어 중개업소마다 30건~50건
정도의 매물이 쌓이고 있다.

그러나 내년에 경기침체의 늪이 더욱 깊어지면서 아파트 가격이 추가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수요자들이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

산본신도시의 경우 최근 3개월사이에 전세호가가 10-20% 하락, 산본동
38평형의 경우 8천만~8천5백만원에 매물이 나오고 있으나 거래는 뜸한
실정이다.

이는 금액으로는 지난 9월보다 1천5백만~2천만원이 떨어진 수준이다.

또 롯데 35평형 아파트도 1천만원정도 내린 8천만원에 매물이 나오고
있으나 수요자가 나서지 않아 실수요자가 원할 경우 7천5백만원에도 거래가
가능하다고 인근 부동산측은 귀띔하고 있다.

일산 분당신도시도 올초 가격급등시 시세차익을 노리고 이곳 아파트에
투자한 가수요자들이 매물을 쏟아 내면서 아파트가격이 전세 및 매매호가가
하락하고 있다.

일산 주엽동 강선마을 한일, 동아 48평형아파트는 지난 9월보다 1천만원
내린 3억1천만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

또 백석동 시범단지내 삼성 극동 한신아파트 48평형도 2천만원이 떨어진
3억원선에 매매호가가 이뤄지고 있으나 거래는 뜸한 편이다.

분당신도시 아파트역시 지난 9월에비해 10%정도 낮은 가격에 나오는
매물이 늘어나고 있다.

탑마을 선경아파트 32평형과 47평형은 9월보다 1천만원정도 낮은
2억1천만원, 3억~3억4천만원에 각각 매물이 나오고 있다.

<> 수도권

경기 용인 김포 남양주 등 수도권 인기지역도 대기수요자들이 줄어들면서
매물이 늘어나고 있고 최근분양된 수지2지구 아파트입주권 프리미엄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지는 등 아파트가격조정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분양을 마친 수지2지구내 32평형아파트의 프리미엄이 지난 9월에
비해 5백만원 빠진 4천만원, 47평형은 1천만원정도 내린 7천5백만원선에
형성되고 있으나 가수요가 줄어들어 앞으로 추가 하락이 예상된다.

또 지난달 1순위에 분양이 완료된 김포 풍무리 신동아 아파트의
프리미엄도 31평형이 1천5백만~2천5백만, 49평형이 3천5백만원으로 각각
5백만~7백만원정도 떨어졌다.

부동산전문가들은 "경기침체 심화로 부동산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
수요자들이 값이 더 떨어지기 전에 아파트를 팔기 위해 매물을 잇따라
내놓고있다"면서 "계절적 비수기까지 겹쳐 수요가 없는 만큼 아파트값은
더 떨어질 가능성이 많다"고 전망하고 있다.

< 김동민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