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개통이나 관공서의 이전 등으로 유동인구가 늘면서 상권이 커나갈
가능성이 높은 상권낙후지역에서 남들보다 한발 앞서 개성있는 건물을
신축하는 것도 성공적인 부동산개발의 한가지 방법이다.

독특한 외관으로 건물을 설계, 그 지역의 랜드마크 건물로 인식되면 임대
수요자들이 늘어 높은 임대수익을 보장할수 있기 때문이다.

공인회계사인 유모씨는 지난 92년 은평구청 인근에 구입한 구옥을 건물
외관을 주위 건물들과 차별화하고 내부도 전문직종사자들이 사무실로 쓰기에
편리하도록 설계, 개발에 성공한 사례다.

5년전 44평 구옥에 투자한 유씨는 최근들어 일대 유동인구가 늘어나면서
상권이 활기를 띠고 있어 컨설팅회사를 찾아 개발방향을 타진하게 됐다.

컨설팅사는 은평구청 서부등기소 등 행청관청을 대상으로한 업종의 사무실이
부족한 점에 착안, 사람들이 쉽게 찾을수 있어 임대수요가 많은 독특한
건물로 신축을 권유했다.

유씨는 컨설팅회사의 보고서를 바탕으로 설계비및 건축비를 다소 비싸게
들이더라도 외관을 차별화, 수요자들이 선호하는 건물로 지어 임대수익과
매출로 재건축비용을 충당키로 결정했다.

건물의 외형은 밋밋한 주변 건물과 달리 둥근원통과 4각을 섞어 외관을
독특하게 꾸미고 원통형 계단과 계단 꼭대기를 유리로 처리, 최대한 자연
채광이 건물내로 들어오도록 설계했다.

원형설계로 협소해진 계단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각층에 부속창고를 설치,
건축사무소나 세무소 등 전문직종사자들이 사무실로 사용하기 편리하도록
임대율을 높였다.

외관마감도 벽돌이나 타일건물 일변도인 인근 건물과 달리 드라이비트로
처리, 쉽게 눈에 띌수 있도록 했다.

대지 44평에 지하1~지상4층 연면적 1백14평규모의 건물로지어 지하1층
(전통찻집)은 4천5백만원, 지상1층(분식집)은 4천만원, 지상2층(건축사무소)
은 6천5백만원, 지상3층(세무사사무소)은 6천만원, 지상4층(세무사사무소)은
5천5백만원에 임대를 마쳤다.

이 건물을 짓는데 유씨가 들인 비용은 건축비(평당 2백10만원), 설계비 등을
포함해 모두 2억3천9백40만원이다.

유씨가 구옥을 헐고 새건물을 지어 올린 순수임대수익은 2천5백60만원으로
앞으로 개발이 본격화돼 유동인구가 계속 증가할 전망이어서 임대료 상승이
기대된다.

< 김동민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