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내집을 사야 할 때인가, 아닌가"

경기가 장기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그 영향으로 부동산시장 전반에
한파가 몰아치면서 주택수요자들이 내집마련시기를 놓고 고민에 빠져있다.

내년중 집값의 추가 하락이 예상되므로 집사는 것을 좀 더 늦추는 것이
좋다는 분석과 앞으로 집값이 오를 가능성이 커 지금 서두르는게 유리하다는
정반대의 진단이 각각 나름대로의 논리적 근거를 바탕으로 나오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특히 지금이 계절적 비수기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대통령선거를 바로 앞둔
시점에 부동산거래시장이 얼어붙은 이상현상을 보이고 있는 반면 수도권
신규아파트 분양시장은 과열양상을 띠고 있어 수요자들을 더욱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게다가 내년에는 수도권 아파트분양가가 자율화된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어 집장만 시기를 결정하기가 더 어려운 실정이다.

우선 앞으로도 집값 내림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은 주택수요가 위축될
것이라는 분석에 바탕을 두고 있다.

주택수요를 떠받쳐주는 경기가 내년들어서도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인데다 금융불안이 장기화되면서 주택 수요가 급감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정형기 현대건설주택사업본부이사는 "대기업들의 잇따른 부도여파로 기업
보유 부동산매물이 홍수를 이루고 있으나 팔리지 않고 있고 환율폭등에 따른
물가상승, 임금동결로 인한 국민들의 실질소득감소도 필연적으로 주택수요를
위축시킬 수 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수도권 인기 택지에서 공급되는 신규 아파트를 제외하곤 주택수요 위축
조짐은 이미 나타나고 있다.

특히 분당 일산 등 신도시를 중심으로 부동산중개업소마다 매물이 쌓이고
있으나 주택거래는 거의 끊기면서 가격이 큰폭으로 떨어지고 있다.

33평형대 중형아파트는 지난해말이나 봄 이사철에 비해 최고 3천만원이나
떨어졌다.

서울대부분의 지역에서도 거래없이 집값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수도권 신규아파트분양시장이 크게 활기를 띠고 있는 것도 실질수요에
따른 현상으로 보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한국부동산컨설팅 정광영사장은 "금융시장이 크게 불안해지면서 갈곳이
없어진 돈이 수도권 신규아파트 분양시장에 몰리고 있으며 주택에 대한
가수요가 상당부분 작용한 결과"라고 밝히고 있다.

반면 내년 봄이사철부터는 집값이 오름세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이는 내년중 서울과 수도권에서도 아파트분양가규제를 철폐하려는 정부
방침에 근거를 두고 있다.

일부지역을 제외하고는 서울 및 수도권에서는 새로 공급되는 주택과 기존
주택의 가격차이가 아직도 크고 주택수요도 풍부해 집값상승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다는 것이다.

특히 서울.수도권을 비롯한 대도시지역에서는 이미 대규모 주택단지를
조성할만한 택지가 고갈된 상태로 신규택지를 확보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발표되는 각종 지역개발 공약이 집값상승을 부추길
가능성도 상존하고 있다.

그러나 집값이 오름세를 타더라도 그 상승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경기가 워낙 어려운 탓으로 결국 보합수준에서 집값이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는데 비중이 두어지고 있다.

< 방형국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2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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