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역에서 공급되는 아파트분양가가 기존 아파트거래가를 넘어서는
분양가의 시세 역전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이같은 분양가와 시세의 역전 현상은 인근의 기존 아파트값까지 부추기며
서울시 아파트가격을 전반적으로 상승시킬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내달초 서울지역 9차동시분양을 통해 공급될 용산구 서빙고동, 양천구
목동, 강동구 금호동 등의 32평형 아파트 분양가격은 채권상한액을 포함해
대부분 2억3천만원을 넘어섰다.

이는 서울의 대표적인 아파트촌인 강남지역 같은 평형대 아파트값과
맞먹는 수준이며 목동단지 송파구, 구의동 등 일부 특수한 지역을 제외하고
강북 강서 강동지역의 웬만한 32평형 아파트 거래가보다 비싼 수준이다.

성동구 금호동 금호6재개발지구에 분양되는 벽산아파트 32,43평형의
분양가는 채권상한액을 포함, 각각 2억4천1백97만원, 3억8천2백17만원선으로
인근 아파트거래 가격보다 높다.

인근 금호동 두산 32평형이 2억3천만~2억6천만원, 42평형은 3억1천만~3억
4천만원선에 형성되고 있다.

또 옥수동 극동아파트 31평형도 2억2천만~2억4천만원선, 현대아파트
31평형과 45평형도 각각 2억1천만~2억4천만원, 3억2천만~3억7천만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서울 강북의 고급 주거지역인 용산구 서빙고동 코오롱재건축아파트분양가격
(33평형 2억3천9백19만원선, 36평형 2억5천9백22만원선)도 인근 아파트
가격과 큰 차이가 없다.

이촌동 대림아파트 33평형의 거래가는 2억6천만~2억8천만원선이며 삼익
35평형은 2억5천만~2억7천만원선에 시세가 형성되고 있다.

또 우성아파트 33평형은 2억5천만~2억8천만원수준이다.

이달초 공급된 8차 서울 동시분양에서도 상당수의 신규 아파트분양가격이
기존 아파트보다 높게 형성됐었다.

선경건설이 동대문구 전농동에 공급한 42평형의 분양가격(채권상한액포함)
이 2억4천5백23만원으로 인근의 전농우성아파트 41평형의 시세 2억2천만원
보다 비쌌다.

또 두산건설이 관악구 봉천동에 분양한 42평형도 채권을 포함한 분양가가
2억8천2만7천원으로 인근의 관악현대아파트 42평형의 시세 2억5천만원을
훨씬 넘어섰었다.

이같은 분양가 역전현상은 재개발 재건축 아파트의 토지비 부담이 크게
늘어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용적률이 2백~2백50%로 낮아지면서 건립 가구수가 감소, 가구당 땅값
부담이 그만큼 증가하기 때문이다.

< 김동민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