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재개발용적률을 낮춘데 이어 재건축허용범위를 축소키로함에 따라
지분이 넓고 산업추진이 순조로운 서울 일부지역 재건축대상 아파트 호가가
다시 급등하고 있다.

강남구 대치동 대치주공아파트 34평형의 경우 2개월사이에 6천만원이 오른
3억4천만원을 호가하고 있고 강서구 화곡동 화곡주공시범아파트도 지난 9월에
비해 5천여만원 오른 가격에 매물이 나오고 있다.

또 강남구 도곡주공, 도곡서린, 대치청실아파트 등도 가격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들 아파트는 호가가 워낙 높아 실제 거래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처럼 일부 재건축아파트의 호가급등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재개발용적률
규제강화와 재건축허용범위축소로 서울시내 아파트공급이 크게 줄어들 전망
인데다 이들 아파트는 대부분 사업추진이 순조롭고 지분이 넓어 조합원들이
소액의 추가부담을 하거나 무상으로 새아파트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 강서구 화곡 주공시범아파트

전평형의 가격이 재건축열기로 달아오르던 지난 9월에 비해 5천여만원이
올랐다.

최근들어 재건축분위기가 침체된 가운데 이처럼 가파른 가격상승을 보이는
것은 지분크기가 현재 살고 있는 아파트평형의 거의 3배에 달해 재건축사업을
통해 모든 주민(13평 소유자는 약간의 추가부담)이 무상으로 43평형의
새아파트에 입주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지 4만7천여평의 널찍한 공간에 겨우 8백가구밖에 들어서있지
않아 주민 개개인이 차지하고 있는 땅의 크기는 그만큼 넓다.

기존 13평형아파트에 사는 주민이 실제로 소유한 땅은 36.35평, 17평형은
49.96평, 20평형은 59.27평이다.

또 단지내 1,2층 복층구조의 단독주택형 25평형(2백17가구)은 실제
땅크기가 평형의 3배가 넘는 73.69평이다.

따라서 시공사인 대우건설측에서 제시한 지분율 1백9%를 적용하더라도
13평형 아파트 소유자는 39.62평, 17평형은 54.45평, 20평형은 64.60평,
25평형은 80.32평을 무상으로 받게 돼 25평형 소유자는 60평형대 아파트를
받고도 상당액의 현금을 되돌려 받을 수 있다.

이주비는 8천만~1억4천만원이다.

현재 용적률 2백12%에 최고층 14층의 건립계획을 세워 교통영향평가를
받고 있다.

이어 사전결정심의와 사업승인 절차를 거쳐 내년 하반기나 오는 99년
상반기 분양에 들어갈 예정이다.

<> 강남 도곡주공, 대치주공고층아파트

조합설립인가 신청을 준비중인 대치 주공고층아파트의 가격은 최근 두달
사이에 평형에 따라 5천만~8천만원의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비슷한 여건을 갖추고 있으면서 사업추진이 다소 빨라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쌌던 도곡주공고층아파트의 시세를 감안, 주민들이 호가를 높게
부르는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이 두단지는 지상12층의 고층아파트임에도 불구하고 대지면적에
비해 기존 건립가구수가 적어 용적률이 강화된 상황에서도 조합원들이 큰
부담없이 평형을 늘려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 대치주공아파트는 대지지분이 넓어 재건축 용적률규제가 강화됐다해도
조합원들의 부담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평형별 대지지분크기는 23평형이 20평, 31평형이 27평, 34평형이 30평
수준이다.

시공사측이 제시한 지분율 1백62%를 적용하면 평형에 따라 37평~48평정도를
무상으로 받을 수 있다.

도곡주공의 경우 시공사가 공사만을 맡는 도급제방식으로 공사를 계약,
조합원이 무상으로 받게될 평형을 예측키 어렵지만 34평형소유자는 3평정도의
분양가만 추가부담하면 43평형 입주가 무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대치동 청실아파트

강남지역 고층아파트 재건축붐이 일면서 지은지 18년이 지나 재건축범주에
드는 이 단지의 호가도 최근 1천만~3천만원정도 올랐다.

그러나 아직 본격적인 재건축추진 움직임이 없고 인근 주공고층아파트와
달리 대지지분도 넓지 않아 시공사선정 등 재건축사업추진이 불투명한
상태다.

지상 12층에 31,35,43,49평형 등 모두 1천3백80가구로 구성돼 있다.

대지지분은 기존 아파트평형의 절반수준이다.

< 김동민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