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서.남해안의 갯벌지대가 무분별한 간척사업으로 점차 사라지고
있다.

경기 인천지역의 시화갯벌(6천만평)이 시화호 방조제공사로, 인천갯벌
(3천만평)은 수도권 쓰레기매립지로, 강화갯벌중 1천8백만평은 영종도
신공항건설로 인해 사라진 상태이다.

이것은 간척사업을 통해 간척지를 확보하고 농지를 늘려나가는 방안으로
실행되고 있으나 이로인해 바다오염 등 연안생태계가 크게 위협받고 있다.

경제적인 측면을 보더라도 갯벌을 자연상태로 보전하는 것이 농토로
조성했을 때보다 생산성과 소득면에서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갯벌은 육지로부터의 영양물질이 축적되는 생태계의 보고로 조개류와
물고기의 산란 및 서식장소로 중요한 역할을 하며 육지에서 나오는 오폐수와
폐유기물을 처리하는 고도의 정화기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혜택으로 볼 때 개발이라는 미명 아래
무분별하게 파괴되고 있는 갯벌을 자연 그대로 보전해야 한다는 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선진국의 경우 갯벌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해 자연관찰 외에 일절의 출입을
금지하고 있을 정도이다.

우리도 필요한 곳은 기존에 진행되고 있는 간척이라도 과감하게 원상회복
시켜야 한다.

자연이 죽으면 인간은 어떻게 되리라는 것은 달리 설명이 필요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선조들의 경우는 어떠했을까.

예로부터 우리조상들은 개발을 할때도 자연친화적 환경친화적으로 개발한
흔적을 여러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예를들어 물의 흐름을 이용한 물레방아, 산의 지형을 그대로 이용한
계단식 논과 밭, 해수를 활용한 염전등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최소한의
수정과 보완을 통해 개발에 임했던 것이다.

이것은 풍수적인 측면에서 볼때에도 그 지형과 환경적 성질을 최대한
인정하면서 인간에 유익하게 활용했다고 볼 수 있다.

산 강 들 갯벌들은 각각의 용도와 기능이 있다.

인간의 힘으로 이것들의 용도를 변경시키면 동물의 먹이사슬처럼 유기적
으로 연결되어 있는 고리가 끊어져 피해를 입게 된다.

우리나라에서 자연파괴의 후유증은 심각하다.

예를들어 시화호를 막음으로 인해 주변의 환경과 생태계가 변하고 결국은
죽음의 호수가 되었다.

북한의 홍수와 기근도 무분별하게 산지를 개간하여 농토를 확장하고
땔감으로 나무를 벌목하여 산지를 황폐화시킨 결과이다.

요즘 일정규모 이상의 빌딩을 건축할 때 "환경영향평가"나 "교통영향평가"
를 받은 후 하자가 없을 때 건축허가를 내준다.

이와같이 간척이나 대규모 토목공사를 할 때도 각종의 영향평가를 받고
있지만 형식적인 것에 지나지 않나하는 인상이 짙다.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지만 요즘들어 여의도광장을 공원으로 복원한다
거나 시화호의 수질을 엄청난 금액을 들여 개선한다는 것은 개발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경고로 들린다.

국토를 늘린다는 명분아래 무분별하게 시행되는 간척사업은 어패류를
전멸시키고 자연 정화시설을 없애는 등 심각한 폐해를 낳는다.

지금 우리에게는 개발을 통한 발전도 중요하지만 자연을 보호하고 환경
친화적인 개발로 우리것을 보호하고 후손들을 위해 건강한 국토를 보전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정광영 < 한국부동산컨설팅 대표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