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집값 동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으나 하반기에도 전국의
집값은 여전히 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연말 대통령선거와 가을 이사철에 발생하는 수요 증가, 수도권 택지
부족에 수급불안 등으로 집값이 상승할 것이라는 일부 견해와 상반되는
것이다.

17일 건설교통부는 지난 92년부터 전국을 대상으로 주택매매및 전세값
변동률을 연도별.월별로 조사 분석한 결과 집값이 지난 3월부터 전반적인
안정국면에 들어간 이후 올 하반기에도 하락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측됐다고
밝혔다.

건교부는 지난 5년간의 집값 변동률 분석 결과에 따르면 본격적인 이사철인
8~9월에 국지적으로 "반짝" 상승세를 보일 것이나 10~12월에는 전반적으로
약보합 또는 하락세로 반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그동안 집값이 큰 폭의 내림세를 보였던 93년을 제외하고 8~9월에
집값이 강보합세를 보였으나 10월이후 대체적으로 하락 또는 약보합세로
돌아선데 따른 것이다.

건교부는 또 올초 수도권 신도시와 서울 강남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집값
급등세가 나타났으나 전반적인 경기침체를 감안하면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으로
거품이 빠지기 시작, 전체적으로는 오히려 집값이 내릴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수도권을 중심으로 교통 교육 편의시설 등 주거환경과 주택의 질,
동.층에 따른 국지적.부분적 소폭 상승이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건교부 관계자는 "지난달에도 매매및 전세가격이 소폭 하락한 것으로 집계
됐다"며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집값 상승 전망은 부동산 중개업자들이
수요자들의 불안심리를 자극, 집값을 부추기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올 하반기 집값 안정요인으로 <>기업들의 부도 속출로 인한
전반적인 경기 위축 <>시중자금 사정 악화 <>미분양아파트 증가 등 풍부한
대기물량 <>공공택지의 공급 확대 등을 꼽았다.

특히 잇따른 부도사태와 극심한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는 기업들이 보유
부동산 매각에 적극 나설 경우 부동산가격 폭락사태까지 예상돼 집값이 크게
떨어질 가능성도 지적했다.

부동산랜드 관계자도 "앞으로는 과거와 같은 집값 폭등사태는 없을 것"
이라며 "전반적인 안정세를 보이는 가운데 올초 급등세를 보였던 일부 신도시
를 중심으로 장기적으로 거품이 빠지는 현상까지 예상된다"고 예측했다.

< 김상철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