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상품도 의류나 액세서리 못지 않게 그 변화의 주기가 짧아지고 있다.

불과 몇년전에 건립한 주택도 실용적인 설계와 독특한 외관을 지닌 주택들이
잇달아 들어서면서 "제살깎기"식 임대가 인하전쟁을 치러야 하는 경우가
빈번히 벌어지고 있다.

서울시 구로구 신도림동에 4년전에 건립된 다가구주택을 소유하고 있던
이모씨는 최근 들어선 신축건물에 가려 자신이 소유한 주택의 임대가 잘 되지
않자 내장과 외장을 고치는 주택리노베이션 작업을 통해 부동산테크에 성공
했다.

이씨는 주위에 하나둘씩 다가구주택이 들어서면서 임대가격을 낮추는 식으로
임대를 해나가고 있었으나 하루가 다르게 다가구주택이 신축되면서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게 됐다.

기존 다가구주택을 허물어 번듯한 다가구로 다시 지을 생각도 했으나
건축비가 너무들고 4년밖에 안된 건물을 부순다는게 낭비라는 생각에 전문
컨설팅사를 찾았다.

조사결과 주택의 주요부분은 그대로 둔채 외장과 내장만을 고쳐 새건물처럼
느낄수 있도록 하는 리노베이션쪽으로 개발방향을 잡았다.

건축비가 신축할 경우보다 저렴하다는 것도 최종결정을 내리게 된 원인으로
작용했다.

이씨는 대지45평에 지상3층짜리 건물의 주요 골조는 그대로 둔채 지상1층에
근린생활시설을 넣고 지상2층은 중앙을 분리해 2가구의 원룸주택을 들였다.

지하철 2호선 신대방 역세권에 속하는데다 다가구 다세대 빌라 등이 밀집해
있는 전용주거지역으로 젊은 세대들이 배후수요층을 형성하고 있어 이들을
겨냥, 근린생활시설과 원룸을 들인 것이다.

3층은 부분적으로 개조해 이씨 자신의 살림집으로 사용키로 했다.

26평규모의 지상1층은 16평과 10평으로 나눠 각각 슈퍼마켓과 미용실을
들였다.

슈퍼는 이씨 가족이 직접 운영하고 미용실은 5천만원에 임대했다.

또 지상2층은 독신직장인들의 입맛에 맞게 붙박이장을 설치하고 싱크대와
욕실을 새것으로 갈았다.

벽지도 밝은 색으로 바꾸고 전등역시 개성있는 제품을 설치했다.

외관도 변화를 주었다.

벽돌식 벽의 일부를 헐어 채광과 통풍효과를 높였으며 벽의 단조로움을
없애기 위해 유리로 마감처리했다.

다가구주택을 개조하면서 이씨가 들인 총비용은 개조비 1억원과 1층 세입자
에게 돌려준 6천만원의 보증금 등 총 1억6천만원이다.

임대수익은 지상1층의 10평짜리 미장원임대수익 5천만원과 2층 원룸을
임대해 얻은 추가수익 1천만원 등 6천만원으로 이씨가 집을 다시 고치는데는
순수하게 1억원이 든 셈이다.

여기서 이씨가 직접 운영하는 슈퍼에서 한달 벌어들이는 순수익이 2백80만원
정도임을 감안하면 결국 1억원의 개조비를 들여 금융이자의 두배가 넘는
수익을 올리게 됐다.

<김동민 기자>

* 자료제공 : 한국부동산컨설팅 (02) 393-8888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