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입법예고되는 건축법시행령 개정안은 정부가 환경보다는 개발을
우선시했다는 점에서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개정안의 핵심은 <>주택가 등 도심내 건축허가 공장면적의 대폭 상향조정
<>자연녹지내 건축물 용적률 확대 <>41층이상 초대형 건축물에 대한
건축허가권 지방자치단체 이양 등으로 한결같이 주거및 도시환경을 훼손할
우려를 안고 있는 대목들이다.

이번 시행령 개정으로 하반기부터 상업지역은 물론 일반주거지역에까지
5백평방m(1백50평) 규모의 공장이 들어서게 돼 교통난은 물론 소음공해까지
일으키며 주거환경을 크게 저하시킬 전망이다.

대부분의 선진국이 주택가에 공장설립을 아예 허용하지 않거나 최소한의
면적만 허용(일본 50평방m)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또 자연녹지내 모든 건축물의 용적률을 1백50%까지 확대함으로써 주택
신축은 물론 모텔등 숙박시설과 콘도미니엄등 관광휴게시설이 대거 들어설
여건을 마련해 줬다는 점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쾌적한 도시환경을 위해 녹지지역을 지정한 당초 취지에 배치되는 내용인
것이다.

30년간 유지해온 자연녹지 보존 정신이 국가경쟁력 강화 논리에 밀려
계속 유지돼야할 규제까지 완화됨으로써 크게 탈색될 처지에 놓인 셈이다.

자연녹지내 용적률 확대가 일부 기득권층의 압력에 의한 것이라는 의혹을
사는 것도 이 때문이다.

41층이상 또는 연면적 30만 이상 대형 건축물에 대한 건축허가권의 시.도
위임조치 또한 시행과정에서 많은 문제점을 낳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대형건축물의 경우 유발효과가 특정지역에 한정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전체적인 국토개발과 연계해 허가여부를 결정할 필요가 있으나 아무런
기준없이 시.도에 일임하는 것은 성급한 판단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수도권의 경우 해당 지방자치단체와 건교부가 수도권정책 문제로
마찰을 빚을 소지를 안고 있다.

건교부는 이번 개정안이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 토지이용도를 높이고
소규모 공장의 입지난을 덜어주기 위한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설사 국가경쟁력 강화에 다소 도움이 되더라도 그로 인해 더 큰
환경가치를 잃게 되는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 김상철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