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기운은 공기 중에서 바람과 함께 움직이면서 사람에게 생기를 준다.

생기는 사람의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하고 사고력이나 활동력을 증가시키는
기운이다.

이러한 생기는 주택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생기가 잘 전달되는 주택은 거주자에게 좋은 영향을 주지만, 생기가 부족한
주택은 해를 줄수 있다.

따라서 주택을 구입할 때와 지을 때는 생기를 가능한 한 많이 받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나라에서 전통적으로 주택을 지을 때는 배산임수형 배치를 기본으로
여겼다.

배사님수형 배치는 궁궐과 사찰은 물론 소규모주택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건물에 적용됐으며, 오늘날까지도 가장 이상적인 배치 방법으로 여겨지고
있다.

집을 지을때 북쪽은 높고 남쪽이 낮은 땅, 즉 북고남저형으로 경사를 이룬
경우에는 남향으로 배치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대지 조건이 좋지 않을 경우에도 배산임수 원칙에 따라 지면이 약간이라도
높은 부분에 건물을 짓고, 낮은 쪽에 마당을 배치하여 내려다 보이도록 했다.

그러나 도심에서는 좁은 땅에 집을 짓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남향을
고집하기보다는 생기를 많이 받아들일 수 있는 탁 트인 배치도 괜찮다.

건물에서 발생하는 기운은 양의 기운으로서 정신적 기운이다.

그러나 마당에서 하늘과 땅, 물 등 자연에 의해 발생되는 기운은 음의 기운
이다.

사람의 건강, 재물, 여성의 기운 등이 여기에 속한다.

그래서 주택과 마당이 서로 마주 바라보는 위치에 있으면 마당의 기운이
주택 내부에 흡수되어 생기를 이루게 된다.

건물이 마당보다 약간 높은 곳에 지어지는 배산임수 배치가 이상적인
셈이다.

마당이 주택 측면이나 후면에 있을 경우에는 마당의 기운이 주택의 기운과
결합할수 없기 때문에 집내부에 생기가 부족하게 된다.

도로의 위치나 크기 등도 건물을 배치할때 고려해야 할 중요한 요인이다.

도로 전면에 주택을 배치할 경우 도로에 흐르는 기운이 주택의 기운을
빼앗아 집안에 생기가 모이지 않음에 따라 집안이 번성하지 못한다.

그래서 도로쪽 마당에 주차장이나 화단을 설치하고 후면엔 가족끼리 즐길수
있는 공간을 배치하여 기운이 마당을 통해 집으로 들어와 생기를 이룰수
있도록 하는게 좋다.

큰 건물과 건물 사이에 있는 작은 주택이나 큰 건물 모서리에 있는 주택
역시 흉하다.

큰 건물 모서리가 주택을 향하고 있는 경우 각이 있어 위협감을 주는 만큼
편안해야 하는 주택의 부지로는 좋지 않다.

또 대형건물들 사이에 소규모의 주택이 있으면 외형적 불균형으로 인한
위압감도 있지만 큰건물 사이로 부는 바람으로 인해 주택 내부의 기운을
빼앗고 햇볕을 가리기도 한다.

주택은 사람의 출생, 성장, 사망까지 삶의 전 과정을 통해 가장 중요한
터전이자 사람이 쉬면서 재충전하는 공간이다.

이에 따라 집을 지을 때는 안정적인 구조에 의한 편안한 배치와 생기를
가장 많이 받을수 있도록 배려하는 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광영 < 한국부동산컨설팅 대표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