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건설업계에 주택리폼(개보수)시장 진출붐이 일고 있다.

90년대들어 거품경제 붕괴와 함께 민간건물 신축 및 공공건설시장이 크게
위축되면서 기존 건물과 주택을 개보수하는 리폼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특히 지난 93년 고베지진이후 건물안전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이 높아진
것도 주택리폼 붐 조성에 한몫을 하고 있다.

리폼이란 단독주택 및 아파트의 골조만 두고 공간의 구조를 바꾸거나 설비
구조물 인테리어 등을 개보수함으로써 건물수명을 연장시키고 입주자에
쾌적한 주거환경을 제공하는 것이다.

현재 일본의 주택리폼 시장규모는 연간 약 6조~7조엔 규모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93년의 4조엔 정도에 비하면 빠르게 신장되는 추세다.

이중 대형업체들이 주도하고 있는 고층아파트 리폼시장만 약 7천5백억엔
규모(3백20만가구)로 오는 2000년대초에는 1조엔을 훨씬 넘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주택리폼시장에는 이미 1천여개업체가 진출해 있다.

마에다 시미즈 하세코 등과 같은 대형건설업체도 주택리폼 사업을 본격화
하고 있다.

특히 일본정부는 주택리폼이 재건축이나 재개발방식보다 비용이 60~70%
절감되고 공사기간도 단축할 수 있다는 점때문에 다양한 금융.세제지원에
나서고 있다.

또 95년 11월부터는 고층주택의 장기수선적립금을 모으도록 하고 있다.

가장 큰 혜택은 정부투자기관인 주택금융공고에서 개보수비용을 저리로
대출해주는 점.

주택금융공고에선 장기수선적립금 실적이 우량한 주택의 경우 공용부문
(공동사용 부문)은 연3.1%, 전용부문(개인사용 부문)은 연3.14%로 일반
대출이자보다 0.5%이상 낮게 지원해준다.

또 장기수선적립금을 다양한 금융상품에 투자할 경우엔 기간에 상관없이
세금을 부과하지 않아 입주자들의 적립부담을 줄이고 있다.

국내의 주택리폼분야는 아직 시장형성 초기단계에 있어 정확한 시장규모를
추산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소규모 인테리어 전문업자들이 개별적으로 주문을 받아 주택내부수리를
하는 정도이다.

그러나 최근 재개발 재건축 기준이 잇따라 강화되면서 리폼시장이
부각됨에 따라 대형건설업체들이 잇따라 뛰어들고 있다.

주공은 지난해부터 한남동 외국인 임대아파트와 한강 외인아파트를
대대적으로 개보수하고 있다.

한신공영 현대산업개발 청구 우방 등도 별도법인을 세우거나 전담부서를
설립해 리폼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현재 유럽의 경우 전체건설시장에서 리폼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60%에
이르고 미국도 30%선인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국내시장도 급팽창할 것으로
전망된다.

< 도쿄=유대형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