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관리에 놓여있는 삼익의 하도급 협력업체들이 자금난에
허덕이면서 공사를 중지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쳐 심각한 파장이 예상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중견 주택업체인 삼익의 6백여 하청업체들은
자금난을 호소하며 오는 10일까지 금융권의 자금지원이 없다면 11일부터
서울 노원구 월계 6지구, 부산 남구 범일동 아파트 등 전국 19개 주택
건설현장에서 진행중인 모든 공사를 중지하겠다고 선언하고 나서 입주
예정자들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이와 함께 경부고속철도 5-2공구 등 공공공사 9개 현장에서도 공사를
중지하겠다고 밝혀 삼익의 주거래은행인 서울은행 등 은행권의 자금지원이
없을 경우 공사지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삼익은 작년 10월 부도이후 줄곧 큰 차질없이 공사를 진행시켜 왔으나
제3자 인수가 지연되고 자금난이 지속되면서 이같은 위기에 몰리게 된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분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익 노동조합, 협력업체, 삼익아파트 입주예정자들은
지난달 말에 "삼익 공동대책위원회"를 결성하고 지난 2일 주거래은행인
서울은행을 비롯, 주택은행, 평화은행에 <>오는 10일까지 운영자금
즉각지원 <>11월말까지 3자인수 완료 등을 요구하는 내용을 담은
성명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만일 요구사항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오는
11일부터 전현장에서의 공사중단과 함께 서울은행을 비롯한 채권은행
앞에서 무기한 연대농성에 돌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익 노조 관계자는 "9백억원에 달하는 어음을 결제하지 못해 부도를
낸 하청업체들이 수두룩하다"며 "추석이 가까워 오면서 자금난이 더욱
심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 김동민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