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전세값파동의 진원지는 분당 신도시아파트다.

분당에서 시작된 전세값상승세가 평촌 일산 등 신도시로 옮겨붙고
이어 서울 수도권전역으로 확산되는 양상을 띠고 있다.

우선 신도시에서 전세값이 천정부지로 뛰기 시작한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부동산전문가들은 전세값이 급등한 이유를 신도시만 놓고 본다면
"전세값의 제자리찾기 과정에서 발생한 일시적 현상"이라고 진단한다.

2년전 대규모 아파트물량이 쏟아져 나오면서 싼값에 공급됐던 신도시
아파트가 임대계약을 다시하는 시점에 돌아오면서 제값을 찾게 되고 이
과정에서 전세값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매우 높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신도시 아파트에 처음 입주할 때는 도로 편의시설 등 각종
생활여건이 열악해 전세값이 주변의 기존 주택가에 비해 낮게 형성될
수 밖에 없었으나 도로 지하철 등이 속속 개통되고 백화점 등이 들어서는
등 주거환경이 개선되면서 전세값이 큰 폭으로 오르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신도시의 경우 이같은 분석은 맞다.

사실 서울.수도권 아파트 전세값은 그동안 매매가의 50-60%선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신도시아파트의 경우 매매가의 40%이하수준에서 최초 입주가
이뤄졌다.

2년이 지나 임대계약을 다시하는 시점에 온 지금의 전세값이 매매가의
60-70%선까지 오르고 있는 것이 그러한 분석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또 이같은 현상은 과천 상계 개포 목동 등 그동안 계획적으로 조성된
대단위 주택단지에서도 여러차례 발생했었다.

그러나 이런 분석만으로는 지금 신도시뿐아니라 서울과 수도권전반으로
확산되는 전세값파동을 설명할 수 없다.

보다 근본적인 원인을 전세수요는 계속 증가되고 있으나 아파트공급
물량은 줄어들고 있는 수급불균형구조에서 찾을 수 있다.

특히 수원 용인 남양주 고양시 등 일부 택지개발지구를 제외하고
분당 일산 평촌 등의 신도시처럼 서울거주자에게 매력을 주는 요지에서는
이미 아파트공급이 대폭 감소하고 있다.

대형택지개발지구에서의 꾸준한 아파트공급에도 불구하고 수도권지역의
경우 지난 93년 18만2,031가구의 아파트가 공급된 이후 94년 14만6,448
가구, 95년 12만7,811가구 등 해마다 신규공급물량이 줄어들고 있는
것에서 이를 알 수 있다.

반면 전세수요는 계속 늘고 있다.

우선 집값이 장기적인 안정추세를 지속하고 있고 주택보급률향상으로
이제는 주택을 소유의 대상이 아니라 주거의 대상으로 보는 인식이 젊은
층을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게다가 최근들어 새로 공급되는 아파트의 분양가가 인근의 기존 아파트
매매가수준에 접근함으로써 아파트를 분양받는데 따른 이점이 거의
사라졌다.

전국적으로 미분양아파트가 누적되면서 전세선호추세는 더욱 두드러
지고 있다.

또 서울시내 재개발 재건축사업이 본격화되면서 생활권이 비슷한
신도시를 찾는 이주민들의 전세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 매물품귀현상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다른 시각에서의 원인분석도 가능하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관계자는 "토지전산망 주택전산망이 거미줄처럼
깔려 있고 미분양 아파트가 전국에 15만여가구에 달하는데도 전세파동이
이는 것은 현행 제도에 구조적인 모순에 기인한 측면이 있다"고 말한다.

1가구 2주택이상 소유자에 대한 양도세중과 등 각종 엄격한 규제가
그중 하나다.

투기목적이 아니라 순수한 필요성에 의해 1가구를 더 소유해야 하는
수요자들도 대거 전세로 몰리면서 전세수요가 적체되는 기현상을 빚고
있다.

지난 91년 당시 건설부가 1가구 2주택이상 소유자에 대해 각종 세금을
중과키로할 때 이미 이같은 규제가 오히려 만성적인 전세파동을 낳을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었다.

주택난이 심각했던 지난 89년말~90년초 70.9%에 불과했던 주택보급률이
현재 84.2%에 이르는데도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제도적 모순의
탓이 크다는 것이다.

< 방형국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2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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