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구주택을 지어 자투리땅을 활용하는 것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부동산 개발방법의 하나지만 주의해야할 점도 많다.

비슷한 외형의 다가구주택이 주변에 잇따라 들어서다보면 공급초과로
임대에 애를 먹거나 주차장시설등 기반시설부족으로 일대가 슬럼화될
가능성도 있다.

김모씨는 서울 강남구 논현동 80평 대지에 외관을 차별화하고 평면구조에
특성을 살린 다가구임대주택을 지어 부동산개발에 성공한 사례다.

김씨는 최근들어 이 일대가 무분별한 다가구주택개발로 고급주택가로서의
이미지가 훼손되고 있다는 점과 오피스빌딩이 부족하다는 점에 착안,
개발방향을 잡았다.

우선 다가구주택의 이미지를 없애고 고급스런 단독주택의 분위기를
내기 위해 밖에서 보면 한채의 건물로 보이도록 설계를 했다.

반지하의 창문을 도로변 대신 도로가 보이지 않는 쪽으로 내 사생활을
보호하고 먼지등이 날아드는 것을 막았다.

대신 작은 화단으로 그자리를 깔끔하게 처리, 외형을 차별화했다.

또 신혼부부나 독신자보다는 중년수요층을 겨냥, 23평규모에 방2개를
넣고 대신 거실 활용도를 넓혔다.

도로쪽으로 큰방 한개와 뒤쪽으로 작은 방한개를 배치하고 중앙에
거실과 부엌이 자리잡도록 했다.

여기에 싱크대를 기존 싱크대보다 길고 큰 것을 들여놓아 당장 필요없는
집기류를 싱크대 밑에 넣을 수 있도록했으며 필요시 싱크대를 사무용
가구로도 쓸수 있도록 배려했다.

이외에 전화 위성통신 케이블 팩스 등을 사용한 재택근무를 감안,
통신회선을 보통주택보다 2배로 깔았다.

반지하층~지상3층으로 지어진 이 건물은 각층마다 23평짜리 2가구 등
모두 8가구를 들였다.

임대가는 가구당 7,500만원으로 김씨의 임대수익은 6억원정도.

총비용은 평당건축비 220만원, 평당설계비 10만원 등 제반경비를 합쳐
4억4,160만원이 들었다.

김씨는 임대수익으로 1억5,000여만원을 올린 셈이다.

< 김동민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