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에서는 국민들의 지대한 관심속에 2개의 건축물 건설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자카르타시 중심가 수디르만가에 지난해 12월부터 신축공사가 시작된
67층짜리 오피스타워 건립공사가 그중 하나.

이 건축물은 오는 98년 11월에 완공되면 인도네시아에서는 가장 높은
건축물이 되며 또한 인도네시아의 랜드마크가 될 것이 확실시 된다.

다른 건축물은 자카르타 서쪽으로 18 떨어진 랑케탕신흥개발지구에서
추진중인 "아마르타푸라개발사업"에 따라 최고 51층 규모로 지어지는
아파트건설공사.

이들 2개 건축물의 시공은 모두 우리나라의 현대건설이 맡고 있다.

지난해 현대건설이 2개 건축물의 공사를 시작할 때 현지 언론은
현대건설이 인도네시아 건축사의 큰 획을 장식한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들 프로젝트가 국내 건설업계의 관심을 끄는 것은 현대측이
개발사업을 기획, 성사시킨 "기획제안형" 해외건설사업이라는 점이다.

이중 아파트건설사업의 경우 현대건설이 현대종합상사와 공동지분으로
합작법인을 설립한 뒤 현지 개발업체인 리뽀랜드사에 아마르타푸라개발
사업을 제안해 이뤄졌다.

현대가 이 개발사업을 추진케된 것은 종합상사등을 통해 철저한
현지조사를 한 것이 주효했다.

자카르타시 인구의 2%(약 18만명)이 월수입 3천6백달러의 고소득자로서
아파트수요층이 두텁고 이들이 자카르타시의 인구과밀과 교통혼잡으로
시외곽 거주를 선호한다는 점을 알아냈다.

또 마땅한 거처를 찾지 못하고 고가의 임대료를 물고 사는 외국인들이
많다는데 착안, 이들의 수요심리를 촉발시켜 7백16가구 아파트를 모두
분양, 8천5백만달러짜리 사업을 성공리에 마칠 수 있었다.

현대는 아마르타푸라개발사업을 마치고 오피스빌딩사업에 눈을 돌렸다.

아파트사업의 파트너업체인 리뽀개발이 자카르타 중심가 수디르마가에
소유하고 있는 2천4백여평의 토지를 매입, 공사는 현대가 담당하고 상가
사무실 등의 분양수익은 지분에 따라 나누기로 했다.

최근들어 해외건설시장에서 기획제안형 사업을 시도하는 건설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다.

과거처럼 발주처로부터 단순히 공사를 수주, 시공만해서는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국제경쟁시장에서 살아남을 수가 없게 됐기 때문이다.

현대가 시행한 기획제안형사업은 토지소유자에게 토지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아이디어와 자금 기술을 지원,창출된 이익을 분배하는 방식.

이와함께 발주처가 담보능력이 없을 때 기업의 신용도등으로 외부자금을
끌어들여 사회간접자본시설을 건설하는 자금동원형사업과 토지 등을 매입한
후 골프장 호텔 등을 신축하는 개발사업형 등이 주류를 이룬다.

그러나 이들 사업들이 지향하는 목표는 동일하다.

해외시장에서 공사를 따내기 위한 수주전략을 다양화하는 것이 첫째라면
해외에서 수익성 건설프로젝트를 찾아내 이익을 창출하기 위한 것이 두번째
목표랄 수 있다.

대우건설이 최근 인도에서 수주한 화력발전소 건설공사는 발주처에 의한
단순수주가 아니라 대우가 건설비용을 지원하는 "자금동원형사업" 이어서
눈길을 끈다.

더욱이 슬라베시주 코르바지역에 건설될 이 화력발전소는 건설비용이
14억달러에 이르는 시설물을 대우가 소유, 운영하는 BOO(Build-Own-
Operate)방식으로 운영키로 계약을 체결해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대우는 자금은 인도정부의 승인을 얻어 시설물을 담보로 해외에서
프로젝트로운을 도입, 사용할 예정이며 발전소를 건설한 후 이를 소유,
전기를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과거의 경우와 같이 인도정부가 화력발전소공사를 발주하면 이를 수주해
시공비를 받고 공사하는 양식과 달리 자금-사업계획수립-시공-소유-운영-
이익창출에 이르는 프로젝트의 입체적인 과정을 대우가 진행하는 것이다.

동아건설은 호주에서 "개발형사업"을 벌이고 있다.

퀸즈랜드주 골드코스트에서 지난 1월 착공에 들어간 "골드코스트 종합
리조트타운 개발사업"이 바로 그것.

동아는 총 1억8천만달러를 단독 투자, 43만평 부지에 단독주택 아파트
콘도미엄및 5천7백평규모의 상가시설 골프장 수영장 테니스코트 등의
휴양시설을 건설할 계획이다.

이 개발사업은 시드니올림픽이 열리는 2000년에 맞춰 완공되며 동아는
주택 등은 분양하고 상가시설및 휴양시설은 직접 운영키로 했다.

아직 국내건설업계가 성숙한 여건을 마련한 것은 아니지만 수주전략을
다양화하거나 해외수요를 스스로 창출해내는 등의 이같은 흐름은 앞으로
우리나라 건설업체들의 해외시장진출에 큰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시공능력을 인정받는 쌍용건설이나 그룹
차원에서 건설업을 육성하는 삼성물산건설부문은 기획제안형사업 등에
뛰어들이 것이 확실시된다.

극동건설 대림산업 LG건설 선경건설 등도 아직 구체화된 것은 없지만
기술력 등을 갖추고 있어 해외지사나 계열사 해외지점망 등을 통해 정부나
민간부문의 건설관련 정보 등을 입수, 개발형사업 등에 뛰어들겠다고
밝히고 있다.

< 방형국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