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집을 살것인가"

이는 주택수요자들에게 가장 큰 관심사다.

무리를 해서라도 당장 주택을 사느냐, 아니면 더 기다렸다가 매입하는게
유리한가를 판단해야한다.

또 기다린다면 언제까지 기다렸다가 매입에 나서는게 좋은가를 따져봐야
하는게 주택수요자들이 당면한 현실이다.

요즘처럼 전세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상황에서는 주택구입시점에
대한 관심이 더 높을수밖에 없다.

서울의 경우 최대의 아파트밀집지역인 노원구를 비롯 강서구 도봉구 등
외곽지역 전세값오름세가 뚜렷해지고있다.

전철 일산선개통을 계기로 일산신도시와 고양시일대에서도 전세값
상승세가 큰폭으로 나타나는 추세이다.

일부지역에선 매매가 강세를 보이고있다.

서울 금천구일원 아파트를 비롯 강동구 강남구등에서 올들어 매매가가
소폭이나마 상승했고 수도권에서도 일산 과천 등지의 아파트 매매가가
오름세를 나타내고있다.

2월들어서는 서울지역 미분양물량이 빠른 속도로 소진되는 양상을
보이고있다.

이에따라 일부 부동산중개업계에서는 부동산경기가 다시 살아나는게
아니냐는 기대를 하고있다.

그러나 이같은 주택가격 오름세가 가속화되면서 주택시장의 "대세"로
자리잡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최근의 주택가격 오름세는 표준건축비인상, 미분양대책시행등 제도적
주택경기부양책 발효시점과 이사철이 맞물리면서 나타나는 일시적
현상이라는게 일반적 분석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주택경기는 어떤 양상을 보일 것인가.

부동산중개업계에선 주택가격이 적어도 올 상반기중에는 큰 변동이
없을것으로 전망하고있다.

재건축대상아파트나 대규모택지개발지구등 일부 지역에서 주택가격이
오를수있으나 전체적으로는 안정기조가 흐트러지지 않을것이라는
진단이다.

이같은 전망은 14만가구가 넘는 미분양아파트 물량이 웬만큼 소진되려면
시간이 걸리는데다 지난해 분양계획이 잡혀있다가 올해로 이월된 주택공급
물량이 상반기중 쏟아져나올 것으로 예상되는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하반기부터는 상황이 달라질수 있다고 부동산가에서는 보고있다.

우선 수도권에서 전세값이 매매값의 60%를 넘어선 곳이 상당수에
달한다는점이 주택가격을 끌어올릴수있는 요인으로 지적되고있다.

특히 올해는 지난 90년부터 2년단위로 전세계약을 맺어오던 전세입자들이
재계약을 맺어야하는 연도에 해당, 전세값상승폭이 지난해보다 더 클것으로
보여 매수를 부추길수있는 여지가 그만큼 많다.

주택건설업체들이 수도권에서 택지를 확보하지못한 것도 주택가격을
상승시킬수있는 요인으로 꼽히고있다.

주택가격상승의 진원지인 수도권에서 주택공급물량이 줄면서 상반기중
관망상태에 있던 주택수요자들이 가격상승을 우려, 하반기에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설 가능성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고있다.

또 정부의 각종 규제완화조치시행으로 주택시장에 탄력이 붙고 상반기중
미분양물량이 웬만큼 소화되면 하반기부터 주택가격에 영향이 올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있다.

이에따라 올해가 무주택자들이 내집을 마련하기에 적기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있다.

특히 주택가격이 안정권에 머물것으로 예상되는 상반기중 내집을
장만하는게 더 유리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있다.

정부가 주택건설업체들의 경영난을 해소하기위해 미분양주택구입자에
대해 올 한햇동안 한시적으로 혜택을 주고있는 점도 주택수요자들을
매수자로 끌어들일 수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지역 주택 수요자들은 올해가 지나면
신규주택가격이 소폭이나마 상승한다는 점을 감안해야한다.

미분양이 심한 지방에서는 표준건축비인상이 주택가격에 거의 영항을
미치지 않지만 공급이 달리는 수도권에서는 표준건축비 인상이 가격에
반영될 수밖에 없는 탓이다.

더구나 수도권지역 아파트 분양가가 일부 자율화되면 자칫 "소문도
없이 집값이 오르는" 사태가 올수도 있는것으로 우려되고있다.

물론 주택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선다 해도 과거와같은 "급등"은
없을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주택가격이 안정돼있을 때 유리한 조건으로 집을 확보하는
것과 상승국면일 때 힘겹게 집을 마련하는것과는 차이가 있다.

우리나라 주택공급체계상 신규주택가격이 더이상 낮아질 가능성은
없다.

또 전세가격 상승세가 당분간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않는데다 그동안
누적돼온 미분양도 줄어드는 추세이다.

이같은 요인들을 감안할때 주택수요자들, 특히 그동안 집장만을 미뤄왔던
무주택자들은 올해 내집 마련을 시도해볼만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있다.

< 이정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