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가 있는 해당지역의 성격만을 생각하고 부동산개발을 하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가 왕왕있다.

그 일대의 광역적인 개발추이및 지역성격이 부동산개발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간과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땅이 1백평미만의 소형일때는 개발선택폭이 크게 제한되는 것은
물론이고 공사를 소규모 개발업자에게 맡겨야하는 상황에서 시공내용과
개발업자 부도에 대한 걱정까지 떠안게 된다.

서울 강북지역의 중심권인 종로구 신문로 2가 일대에 나대지 91평을 갖고
있던 윤모씨(42)는 이같은 사실에 착안, 전형적인 단독주택지역에 3층짜리
임대용 원룸다가구주택을 짓어 부동산개발에 성공한 케이스이다.

특히 개발기획부터 분양까지 일체를 부동산컨설팅사에 의뢰해 개발방향은
물론이고 토지개발을 원하는 지주들의 최대 고민거리인 설계비 공사비등
모든 경비를 해결했다.

미국에서 변호사생활을 하고있는 윤씨는 해외생활이 장기화되자 부모로
부터 상속받은 이 땅을 처분 개발등 어떤식으로든지 처리해야겠다고
지난해말 결심했다.

사실 이 토지에는 80년대까지 구옥 생가가 있었으나 90년께 화재가 발생,
이후 나대지로 남아있는 상태였다.

처음에는 매각을 생각했으나 땅의 위치가 이준용대림그룹회장등 각계
인사들의 집을 비롯, 사우디아라비아 체코등 외국대사관, 고급한정식집
등이 있는 고급단독주택단지 한가운데인데다 경기침체기에 땅값도 평당
5백만원-6백만원선으로 만만찮아 거래자체가 힘들었다.

개발쪽으로 방향을 돌린 윤씨는 평소 알고지내던 사람으로부터 소개받은
부동산컨설팅업체 (주)패시픽을 올초 방문, 원룸주택을 짓기로 결정하는
한편 분양까지 일괄용역계약을 맺었다.

자주 귀국할수없는 것도 턴키계약의 이유가 됐다.

개발방향이 고급주택가의 일반주거지역이라는 점때문에 당초 고급빌라
였다가 원룸주택으로 바뀐데는 광역적인 지역성격이 크게 작용했다.

광화문 종로 을지로등 서울 강북지역의 핵심과 붙어있고 전형적인 주택가
이면서도 종로로 이어지는 새문안길(옛 신문로)과 불과 3백여m정도여서
전통적인 주거개념보다는 업무개념이 가미된 주거용 건물이 적합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예상했던대로 인근에 직장을 둔 미혼자들이 임대를 원했고 지난7월 완공
이후 3개월동안 9-10평짜리 18가구와 18평짜리 1가구등 19가구 모두 임대
됐다.

가구당 임대가격은 가구당 3천만원인 지하층 5가구와 5천5백만원인 2층
18평짜리를 제외하면 모두 3천5백만원(평당 3백50만원선)으로 총임대보증금
수입은 6억6천만원이다.

이같은 평수와 가격설정에는 가구당 평수를 2-3평 더 늘리더라도 임대료를
높이기는 주변여건상 힘들고 여기에 사무실을 지을 경우에는 평당 2백
50만원선을 넘을수없다는 치밀한 계산이 뒷받침됐다.

이와함께 공사비등 제반 중간경비를 임대분양금으로 지급하기로 계약해
공사도중 시공업체의 부도로 발생할수있는 각종 위험부담을 없애고
컨설팅업체에게 설계및 시공업체를 선정토록해 시공에 대한 안정성을
높였다.

시공은 패시픽의 제휴회사인 소형주택전문의 세화가 맡았으며 공사비는
설계비및 건축비, 인허가비용등을 합해 평당 2백만원으로 책정, 연면적
1백89평에 대한 일체비용은 3억7천8백40만원이 소요됐다.

이에따라 비용을 한푼돈 부담치않은 윤씨는 일부 월세를 임대보증금으로
환산할때 공사비등 각종 비용을 제외하고도 2억8천1백60만원의 임대수익을
올린 셈이다.

구세군회관과 경희궁공원 사이길로 3백여m 올라가면 나타나는 사계절출판사
와 붙어있는 이 원룸주택은 총용적률 2백7%,건폐율 54%가 적용됐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