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위원장 호선·윤석년 해임 제청 등 안건 놓고 이견
방통위 김효재 대행체제 첫 회의…시작부터 여야 신경전
방송통신위원회가 7일 한상혁 전 위원장 면직 후 김효재 직무대행 체제에서 첫 3인 회의를 열자 예상대로 여야 위원 간 날카로운 신경전이 벌어졌다.

김 직무대행은 먼저 "비상한 상황에서 위원장 직무를 대신한 것은 커다란 부담"이라면서도 "'역풍장범'(逆風張帆)이라고 했다.

파도가 밀려들수록 돛을 높이 올려단 선현의 말씀은 틀림이 없다.

어렵고 복잡한 임무들을 신속하되 신중하게 최선을 다해 수행하겠다"고 운을 뗐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 추천으로 임명된 이상인 상임위원과 감사원에서 온 조성은 사무처장도 김 대행 체제에 힘을 실었다.

이 위원은 "우리 위원회가 여러 어려운 상황에 봉착해 있는데 김 직무대행을 중심으로 5기가 잘 마무리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했고, 조 처장도 "위원님들을 잘 보필하면서 6기가 잘 출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이 추천한 김현 상임위원은 곧바로 각을 세웠다.

김 위원은 "일상 사무는 3인 체제에서도 의결할 수 있는 데 동의하지만,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사안들은 5인 체제에서 해야 한다"며 "지금은 한 전 위원장이 면직 취소소송도 제기해 오는 12일 심문기일도 지정됐다.

또 2017년에도 상임위원이 3명만 있었을 때 서면 회의만 연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의 제동에 이 위원은 오히려 안건을 제안하면서 맞불을 놨다.

이 위원은 "위원회의 원활한 업무 수행을 위해 장기간 공석인 부위원장에 대한 호선을 진행할 것을 요청한다.

현재 방통위가 비상이라 더욱 위원회를 대표할 존재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어 "(2020년 TV조선 재승인 심사 점수 변경 의혹과 관련해) 구속기소 돼 재판 중인 윤석년 KBS 이사 해임 제청안 동의 안건도 정식 안건으로 논의했으면 한다.

장기간 이사 역할을 수행 못 하는데 직무 수당을 계속 수령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김 위원은 재차 "안건 상정은 비공개 간담회를 통해 보고가 돼서 상정하는 게 전례인데 이렇게 공개적인 방식으로 하는 게 맞느냐"며 "이 위원이 처음이라 그런 것 같은데 관례를 깨고 이렇게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목청을 높였다.

그러자 이 위원은 "안건 상정을 당장 하자는 게 아니라 논의해보자는 것"이라고 맞섰고, 김 직무대행도 "관례가 없지는 않다.

다음 주 월요일 비공개 간담회에서 논의해보자"고 강조했다.

그러나 김 위원은 "2017년에도 위원장이 공석이었고 3인 체제였는데 법률 자문한 뒤 그 결과에 기초해 운영했다.

지금도 위중한 국면이니 법률 자문을 해서 회의를 소집하자. 개인적으로라도 법률 조언을 받아 제출하겠다"고 의견을 냈다.

이에 방통위 사무처 측은 2017년 법률 자문에서는 3명 위원으로도 회의 소집과 의결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김 직무대행은 "김 위원의 제안을 접수하고, 법률 자문을 할지 말지 권한은 나에게 있으니 신중히 검토해 처리하겠다"고 언급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