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조정실·교육부 합동점검 결과 총 97건 편법·낭비 사례 적발
그린스마트미래학교 사업서 약 4억원 부당지출…공사대금 과다지급도
바리스타 자격증 따고 뮤지컬 보고…교육교부금 282억도 '줄줄'
민간단체에 지급된 정부 국고보조금 중 300억원 이상이 부정하게 사용됐다는 정부 발표가 최근 나온 가운데, 정부가 시·도 교육청에 지원하는 교육재정교부금(교부금) 역시 300억원 가까이 줄줄 샌 것으로 나타났다.

국무조정실은 6일 정부합동 부패예방추진단이 2022년 10월∼2023년 5월까지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 대상으로 '지방교육재정' 운영실태에 대해 교육부와 합동점검을 벌인 결과 편법 사용 및 낭비 등 사례가 총 97건 적발됐으며, 액수로는 282억원 규모라고 밝혔다.

우선 '그린스마트미래학교 전환사업' 운영비 예산의 경우, 목적에 맞지 않는 교직원 뮤지컬 관람비나 바리스타 자격 취득 연수비, 심야 시간대 치킨 주문 등에 총 3억7천만원이 지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5년간 20조3천억원의 대규모 예산이 투입된 그린스마트미래학교 사업은 전임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한국판 뉴딜사업' 중 하나로 전국 노후 학교 건물 2천835개 동을 최첨단 학교로 바꾸는 사업이다.

이 사업비로 서울 A 중학교에서는 교직원 뮤지컬 관람비로 700만원을, 충남 B 초등학교는 400만원을 각각 썼다.

경기 C 고등학교 교직원은 지난해 7월부터 9월까지 총 10회 바리스타 자격취득 연수를 받으며 220만원을 지출했다.

이외에도 인천 D 고교는 밤 11시께 치킨 21만원어치를 시켜 먹었고, 경남 E고교는 음파전동칫솔 구입비로 290만원을 쓰기도 했다.

교육시설환경개선 사업 관련해서는 총 33억원(45건)의 부당 집행이 적발됐다.

주요 사례로는 총 8개 교육청에서 부가가치세 면세 대상인 교직원 관사 건설용역 공사대급을 지급할 때 부가세를 포함했다.

이로 인해 총 49개 공사에서 부가세 약 30억원이 과다 지급됐다.

E 교육청 관내 사립학교의 5억원 이상 건설 공사 14개를 표본 점검한 결과에서는 창호 공사에 필요한 유리 물량 산출 시 총 1억9천만원의 물량이 과다 계상됐다.

또 5개 교육청 29개 학교에서는 내용연수(8년)가 넘지 않은 책걸상 등을 절차 없이 교체해 3억4천만원의 예산을 지출했다.

남북교육교류협력기금으로 북한에 물품 등을 제공하는 과정에서 계약 관련 법령을 위반하고, 허위 정산을 하기도 했다.

F 교육청은 2021년 14억원, 2022년 3억원의 인도적 지원 물품을 반출하는 2건의 용역 계약을 체결하면서 특정 단체와 반복적으로 1인 수의계약을 체결했다.

아울러 물품 반출 시 사용한 컨테이너를 약 8천만원에 구매하고도, 장기 임대한 것으로 허위 정산한 사실이 적발됐다.

교육시설환경개선기금을 편법 운용한 사례도 적발됐다.

G 교육청은 사용하지 않은 일반예산 계속사업비를 이월하지 않고, 교육시설환경개선기금으로 전출·적립해 일반 예산에 재편성했다.

결국 '재정집행 효율화 인센티브 목표치'(이·불용 비율 4% 미만)를 달성해 2023년도 예산 교부 시 인센티브 75억원을 추가 지급받았다.

국무조정실은 보도자료에서 "교부금은 2013년 41조1천억원에서 2023년 75조7천억원으로 급격히 증가했다"며 예산의 효율적 집행, 기금 적립의 적정성 등에 대한 점검이 필요했던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 그린스마트미래학교 사업 이행계획서 제출 의무 근거 마련 ▲ 목적사업비 증빙자료 확인 시에만 정산 가능한 시스템 구축 ▲ 기금운용 현황 분석지표 신설 ▲ 교육시설 환경개선 사업 관련 '업무 매뉴얼' 제작 및 배포 등의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